역대 가장 빠른 시기에 개막된다. 2024시즌 KBO리그 구단들의 준비가 어느 때보다 바빠질 듯하다.
KBO는 지난 3일 2024시즌 정규시즌 경기 일정을 발표했다. 오는 11월 중순 개최 예정인 WBSC 프리미어12 국제대회 참가를 대비해 예년보다 개막 시기를 일주일 앞당겨 3월23일 전국 5개 구장(잠실 한화-LG전, 문학 롯데-SSG전, 수원 삼성-KT전, 광주 키움-KIA전, 창원 두산-NC전)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지난해까지 42년간 KBO 정규시즌이 3월에 개막한 것은 총 10번이다. 그 중 가장 빠른 시기에 개막한 것은 3월23일 시작된 2019년이다. 올해도 5년 전과 같은 3월23일 개막으로 KBO 역사상 가장 이른 시점에 스타트한다.
KBO는 지난해 시즌 초반부터 우천 및 미세먼지 영향으로 취소된 게 역대 최다 93경기로 일정이 크게 밀렸다. 11월13일에야 한국시리즈가 끝나 국제대회 일정에도 영향을 받았다. 11월16일 개막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 중 한국시리즈를 치른 LG와 KT 선수들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APBC보다 중요성이 큰 프리미어12를 대비하기 위해선 정규시즌 일정에 변수를 줄여야 했고, 개막 시기를 일주일 앞당겼다. 2019년에도 시즌 후 프리미어12 준비 차원에서 3월23일에 개막했다. 그해 10월26일 한국시리즈까지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뒤 11월 프리미어12에 출전했다.
시즌 개막이 일주일 앞당겨짐에 따라 각 구단들과 선수들의 준비도 바빠졌다. 일주일이지만 앞서 4년과 달리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그 차이가 크다. 시즌 준비 시간이 줄어든 만큼 선수들이 빨리 움직일 수밖에 없다. 2월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곧바로 실전에 들어갈 몸을 만들어야 한다.
그 영향인지 공식적인 캠프 시작 전 먼저 캠프지에 일찍 들어가는 ‘선발대’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구단들도 캠프 기간 청백전이나 다른 팀과 연습경기 등 실전 스케줄을 빠르게 잡아 선수들의 기량 체크와 전력 구상을 위한 세팅에 미리 나섰다. 벌써 1차 캠프 명단을 일찌감치 확정한 팀이 있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어느 때보다 서둘러야 하는 시즌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오버 페이스가 될 수도 있다. 준비 과정에 있어 선수별 컨디셔닝과 트레이닝 파트의 관리가 중요해졌다.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시즌 초반 꽃샘 추위까지 겹치면 부상 위험성도 높아진다. 실제 2019년에도 3월23일 이른 개막 영향으로 대부분 팀에서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초반부터 쏟아졌다. 특히 야간 경기에서 체감 온도 영하의 추위로 선수들이 고생했고, 현장에서도 “개막 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올해도 이런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부상자에 대비한 뎁스 구축이 어느 때보다 큰 과제가 됐다. 매년 그렇듯 개막 이후 한 달간 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밀리면 순위 싸움이 어려워진다. 2019년에도 4월까지 1~5위 팀이 그해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24년에는 4월까지 승부가 예년보다 더 중요해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