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입단 계약을 위해 비행기를 탔을 뿐인데 고우석(26)이 벌써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24시즌 마무리투수로 거론되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극적인 오퍼와 함께 미국 현지에서 위상이 확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3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고우석과의 계약에 근접했다”라며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CBS스포츠는 ‘뉴욕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의 SNS를 인용,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의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라고 상세히 전했다. 존 헤이먼은 이날 정오 자신의 SNS에 “한국의 우완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이 임박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고우석 소식을 최초 보도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 1차 지명된 고우석은 2023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7시즌을 채웠고,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LG 구단에 전달했다.
고우석의 해외 진출 의사를 확인한 LG는 작년 11월 21일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전격 수락했다. 당시 LG 차명석 단장은 “고우석에게 한 번 해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쪽에서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 봐야 한다”라며 “과거 김재환(두산)도 시도했다가 원하는 조건이 나오지 않아 포기했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으니 한 번 해보고 선수가 만족할만한 금액이 나오면 그 때 구단과 한 번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고우석은 KBO의 MLB 사무국 포스팅 요청 절차를 거쳐 지난달 5일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협상을 개시했다. 그러나 저조한 관심 속에 별 소득 없이 한 달의 시간이 흘렀고, 1월 3일 오후 5시,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7시 포스팅 마감을 앞둔 상태였다.
그런 가운데 고우석과 꾸준히 연결됐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아닌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에게 오퍼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샌디에이고는 이미 지난달 24일 5년 총액 2800만 달러에 일본 불펜투수 마쓰이 유키를 영입하며 불펜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고우석의 원소속팀 LG는 샌디에이고의 오퍼 내용을 전달받아 상부에 즉각 보고했고, 내부 논의를 거쳐 “고우석 선수는 포스팅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았으며, LG 트윈스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메이저리그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고우석의 도전을 허락했다.
고우석은 이날 메디컬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빠르면 오는 4일 오전 샌디에이고와의 계약 소식이 들려올 전망이다.
미국 현지 언론은 벌써부터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의 2024시즌 마무리를 맡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존 필승조 로버트 수아레즈에 KBO리그보다 한 수 위인 일본프로야구에서 정상급 클로저로 활약한 마쓰이가 있지만 고우석이 이들을 뛰어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마쓰이의 경우 2014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데뷔해 일본프로야구 10시즌 통산 501경기 25승 46패 236세이브 76홀드 평균자책점 2.40을 남겼다. 지난해 59경기 2승 3패 8홀드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57로 호투하며 구원왕을 차지했다. 2019년(38세이브), 2022년(32세이브)에 이은 개인 통산 3번째 구원왕 타이틀이었다.
CBS스포츠는 “고우석은 2023년 LG 트윈스에서 평균자책점 3.68 WHIP 1.36과 함께 59탈삼진 22볼넷을 기록했다. 25살인 그는 KBO리그 7시즌 통산 139세이브를 올렸다”라며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마무리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수아레즈, 마쓰이 유키를 제치고 경쟁의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우석은 2019년부터 LG의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7시즌 통산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고, 2022년 평균자책점 1.48과 42세이브로 세이브왕을 처음 차지하며 리그 최고 마무리로 등극했다.
지난해에는 지난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목과 어깨 부상을 당하는 등 잔부상으로 인해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지만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팀의 통합우승에 일조하며 생애 첫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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