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5) 영입에 1억1300만 달러(약 1482억 원)의 거액을 투자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향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미국 현지 매체가 나와 화제다.
미국 매체 ‘에센셜리 스포츠’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선수들의 오프시즌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한국인 이정후가 산들바람처럼 메이저리그에 발을 내디뎠고, 바람의 손자로서 주목을 받았다”라며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은 이정후는 1억13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를 택했다. 이후 구단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며 긍정적인 변화를 기다리던 팬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팬들의 기쁨이 오래가지 못한다면 어떨까”라고 부정적인 뉘앙스로 운을 뗐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지난해 발목 수술을 받은 선수에게 오버페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이어갔다. 실제로 이정후는 작년 발목 골절에 따른 수술로 인해 86경기 타율 3할1푼8리 6홈런 45타점에 그쳤지만 이미 이정후의 실력을 확인한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고, 단장을 고척스카이돔에 파견하는 정성을 보인 샌프란시스코가 영입전의 최종 승자로 거듭났다.
에센셜리 스포츠는 “야구는 육체적인 운동이고, 부상은 모든 운동선수들의 커리어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물론 그것은 커리어의 일부이지만 반복된다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오타니 쇼헤이를 봐라”라며 “이정후 역시 지난 시즌 부상을 겪었고, 아직 완전한 건강 상태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는 의문점을 가져온다. 자이언츠의 이정후 계약은 옳은 선택이었을까. 그의 부상 이력은 뭘 의미할까”라며 딴죽을 걸었다.
그렇기에 이정후의 대형 계약은 ‘의외’라는 시선을 보였다. 이정후는 발목 수술에도 잭팟을 터트리며 2022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일본 천재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의 5년 9000만 달러를 넘어 메이저리그 아시아 야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투수와 야수 통틀어 1위는 2014년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한 다나카 마사히로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보다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KBO리그 간판타자가 단숨에 아시아 계약 규모 2위를 차지했다.
에센셜리 스포츠는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샌프란시스코 스타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좋은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2023년 7월부터 3개월 동안 출전하지 못했고, 심지어 수술을 받았는데 이는 그의 캠페인을 완전히 종료시켰다”라며 “이 모든 일이 메이저리그 포스팅 전에 일어났기에 많은 이들은 부상이 이정후의 계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 동안의 놀라운 활약 덕분에 그렇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정후의 능력 자체에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정후가 이를 토대로 메이저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에센셜리 스포츠는 “압박감은 메이저리그에 새롭게 합류할 때 항상 존재한다. 이정후 또한 마찬가지다”라면서도 “이정후의 타격 시 인내심은 빠른 구속과 더 좋은 투수를 상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정후는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해도 당기는 타격을 할 때 공을 조금 더 들어 올릴 수 있다면 전체적으로 보통 수준의 홈런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정후가 KBO리그 커리어하이인 23홈런에 필적할만한 홈런을 친다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부터 히트를 칠 것 같다. 좋은 수비력을 보이면 좌익수도 그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라며 “모든 것은 결국 스프링캠프에 달렸다. 이정후가 적응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고 리그에서 잘할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첫 시즌 성적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정후는 일본, 미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케이스다. 당연히 각종 물음표와 의심의 시선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 발목 수술을 받았으니 더욱 그럴 만도 하다. 낯선 환경 적응과 더불어 몇몇 현지 언론의 희의적인 시각을 없애는 것 또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첫 시즌 과제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