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에는 어떤 진화를 보여줄까?
KIA 타이거즈 좌완 최지민(20)은 2023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강릉로 에이스로 2022 신인 2차 1번 지명을 받았으나 단 6경기 평균자책점(ERA) 13.50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140km가 안되는 구속에 제구까지 흔들렸다. 그러나 2023시즌 58경기 6승3패3세이브12홀드, ERA 2.12, 피안타율 2할1푼6리, WHIP 1.20의 특급 불펜요원으로 변신했다.
1년만에 괄목상대한 변신은 드문 케이스이다. 2군 생활이 길었으나 각고의 노력을 통해 스피드업을 이루는데 성공했고 비시즌 기간중 호주리그에서 구위에 강한 자신감을 찾았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기대를 모았고 개막전부터 가장 신뢰를 받는 좌완 필승맨 노릇을 했다. 멀티이닝 뿐만 아니라 세이브 상황에도 출격하는 믿을맨이었다.
광저우 아시아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받아 불펜요원으로 4경기 무실점 투구로 금메달 주역이었다. 2023시즌의 압권은 11월 도쿄돔에서 열렸던 아시아프로챔피언십(APBC) 대회였다. 앞서 호주전 1-2로 뒤진 7회 1사1,2루 위기를 막았고, 대만전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2-2로 팽팽한 8회 1사1,2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9회말까지 5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했다. 헛스윙 삼진, 2루땅볼로 위기를 막더니 9회도 헛스윙 삼진 포함 삼자범퇴로 아웃카운트 5개를 순삭했다. 4만 명의 일본관중들을 침묵으로 빠져들게 만든 쾌투였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4경기 무실점 행진을 더하면 국제대회 7경기 무실점 투구였다.
일본타자를 상대로 5타자 퍼펙트는 최지민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동시에 2024시즌 또 한 번의 진화를 이루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150km가 넘는 강속구가 제구를 되찾았다. 칠테면 쳐보라는 공격적이고 와일드한 투구폼과 디셉션 동작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공략이 쉽지 않는 투수가 됐다.
물론 숙제도 있었다. 중간투수로 승계주자 실점이이었다. 최지민은 구단방송 '갸TV'를 통해 "승계주자 실점이 아쉬웠다. 너무 많이 실점했다. 형들 점수를 내가 다 주어서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필승조투수로 위기상황에 오르면 잘 막을 수도 있지만 맞을 수도 있는데 승계주자 실점까지 막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의미였다.
최지민은 2024시즌도 KIA의 부동의 필승조에서 활약을 기대받고 있다. 프로 3년째를 맞아 더 강한 필승조 투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셈이다. 그의 임무는 아웃카운트 1개가 아닌 1이닝을 책임지는 필승조이다. 마무리 정해영, 우완 필승맨 전상현과 함께 뒷문을 책임지게 된다. 1점대 평균자책점도 또 하나의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민의 3년째에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