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단 한 경기도 던지지 않았지만 12년 3억2500만 달러(4222억 원) 초대형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 요시노부(26). 베일을 벗고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MLB.com은 1일(이하 한국시간), 다가올 2024시즌 기대하고 지켜봐야 할 8가지를 소개했다. 이 중 하나로 야마모토의 데뷔를 꼽았다.
매체는 '다저스와 계약한 야마모토의 첫 등판이 주요 볼거리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야마모토는 수년 동안 일본 최고의 투수였고 겨우 25세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의 첫 날부터 몇 안되는 에이스 투수들처럼 연봉을 받고 있다'라면서 '오타니와 함께 야마모토는 로스앤젤레스의 간판으로 바뀔 것이다. 다저스를 5일마다 꼭 봐야 할 구단으로 만들 것이다'라면서 야마모토를 향한 관심을 조명했다.
야마모토는 2016년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했다. 지명 당시만 해도 특급 유망주는 아니었지만 프로 입단 후 폭풍 성장했다. 2017년 1군 데뷔 후 구원으로 시작해 2019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변신, 빠르게 정상급 투수로 자리잡았다.
이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퍼시픽리그 3년 연속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차지했다. 3년 연속 4관왕에 더해 3년 연속 사와무라상, 리그 MVP 3연패 등 대기록을 남긴 일본 최고의 투수였다.
오릭스에서 통산 172경기(897이닝) 70승 29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2021년 26경기(193⅔이닝)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 탈삼진 206개를 기록하며 첫 투수 4관왕에 올랐고 첫 퍼시픽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2022시즌에도 26경기(193이닝)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탈삼진 205개로 활약했고, 지난해는 23경기(164이닝)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3, 탈삼진 169개로 활약했다.
뉴욕 메츠 구단주 스티브 코헨은 일본까지 직접 건너갔고 또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양키스 구단주 할 스타인브레너도 야마모토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로스앤젤레스까지 건너갔고 또 양키 스타디움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12년 3억2500만 달러의 투수 역대 최고액에 계약금만 50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야마모토는 " 정말 이기고 싶다. 계속 이길 수 있는 팀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었고, 그것에 가장 가까운 팀이 다저스라서 결정했다"며 "구단 관계자들과 얘기하면서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많이 느꼈다. 선수들도 같은 마음으로 싸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야마모토의 미팅 자리에는 오타니를 비롯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MVP 출신 슈퍼들이 참석했다. 야마모토는 "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는 것을 느꼈다. 구단 사람들도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로 보여 앞으로 몇 년간 야구 인생을 맡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팅 때 다저스와 계약 결심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야마모토는 오타니의 존재에 대해 "만약 오타니가 다른 팀을 선택했더라도 나는 다저스를 선택했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오타니는 일본인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의 선수다.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였다. 만났을 때 '후회없는 결정을 내려라'라고 말해줬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야마모토. 그의 첫 시즌은 어떨까. 대표적인 야구 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의 예측 모델인 '스티머 프로젝션'에 의하면 29경기 선발 등판해 184이닝 12승9패 평균자책점 3.97, 200탈삼진, 50볼넷, 27피홈런의 성적을 남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은 3.4로 전망했다. '스티머 프로젝션'에 의하면 야마모토의 WAR은 투수 전체 17위에 해당한다.
평균 연봉 2708만 달러(352억 원)에 달하는 에이스급 선수의 성적으로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수치다.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는 첫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야마모토의 예상 성적은 대형 계약에 비해 못 미칠 수 있다.
현지에서도 야마모토의 재능은 인정하면서도 3억 달러가 넘는 계약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LA타임즈'는 지난달 23일, '야마모토가 얼마나 압도적이고 지속적으로 강력한 피칭을 펼칠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팬들은 야마모토가 등판할 때마다 에이스처럼 활약하기를 바라선 안된다'라면서 익명의 스카우트들을 통해 우려 지점을 설명한 바 있다.
한 스카우트는 'LA타임즈'에 "야마모토는 언젠가 1선발이 될 것이고 노히터도 기록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1선발부터 4선발까지 모두 할 수 있다"라면서 절대적인 에이스는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그는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 파워와 기교로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다. 투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가 체구가 작고 5일마다 투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서 의문점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야마모토의 178cm 80kg의 작은 체격조건에서 155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것에 대한 위험부담도 언급했다. 'LA타임즈'와 인터뷰에 응한 또 다른 스카우트는 "결국 UCL(팔꿈치 내측측부인대) 파열 부상을 받을 것이다"라면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의 과부하와 토미존 수술은 피할 수 없다고 전망하면서 "복귀까지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가 관건이다. 투구는 본질적으로 몸에 무리가 가는 행동이다. 체구가 작은데 번개처럼 빠르게 팔을 사용하게 되면 근육과 인대들은 이 엄청난 행동을 조절하는데 쓰인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야마모토에 대한 능력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LA타임즈'에 등장한 스카우트는 "또한 "야마모토가 1선발일지 2선발일지 모르겠다. 에이스급 투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플레이오프 3선발에는 들 수 있다. 야마모토보다 더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는 많지만 야마모토처럼 구위와 정확성,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능력을 지닌 투수는 없다"라고 했다.
또한 "야마모토는 훌륭한 파워와 정확성의 조합을 갖춘 선수다. 빠른공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정확한 로케이션을 할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 상하좌우를 모두 활용할 수 있고, 타석에 선 타자의 손 약간 위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스플리터는 지저분하다. 야마모토는 좋은 커브를 던질 수 있고, 특히 좌타자 상대로는 백도어성 공을 많이 활용할 것이다. 또 조금 더 작게 휘는 커터도 갖고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일본 혼혈 선수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는 "구속만큼 공이 움직이면서 묵직한 공을 던지는 것은 참 불공평하다. 볼 때마다 정말 할 말을 잃게 한다"라고 감탄하면서 부상 위험에 대해서는 "무거운 줄량을 들어올릴 때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독특한 훈련 루틴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매우 유연하다. 그래서 부상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곧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지게 될 야마모토.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