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투수 류현진(37)이 거취를 결정하지 못한 채 2024년을 맞이했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더디게 흐르면서 아직 새로운 팀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가치가 깎이진 않았다. 여전히 연봉 1300만 달러(약 169억원) 계약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뉴욕 스포츠전문매체 ‘SNY’는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에 이어 루카스 지올리토(보스턴 레드삭스 계약 합의)까지 놓친 뉴욕 메츠가 눈길을 돌려야 할 FA 선발투수 4명을 꼽았다. 그 중 가장 먼저 거론된 선수가 다름 아닌 류현진이었다.
지난해 팀 연봉 1위였지만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4위로 대실패한 메츠는 올해 ‘리툴링’ 시즌을 준비 중이다. 완전히 젊은 선수들로 재편하는 리빌딩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팀의 몸집을 줄여 내후년을 준비하는 시기다. 1~2년 단기 계약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줄 준척급 베테랑 투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뉴욕포스트, SNY 등 뉴욕 매체들이 메츠의 영입 후보로 류현진을 거론하고 있다.
SNY는 ‘류현진은 부상 위험이 있지만 마운드에 있을 때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좌완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메츠가 노릴 수 있는 중간급 FA 선발투수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루이스 세베리노와 비슷하게 1~2년 계약을 맺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는 긍정적 평가를 했다.
2018~2019년 2년 연속 올스타에 뽑히며 뉴욕 양키스 에이스로 활약했던 세베리노는 최근 5년간 어깨, 팔꿈치, 사타구니, 광배근, 복사근 등 거듭된 부상으로 풀타임을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2일 메츠와 1년 1300만 달러로 비교적 후한 계약을 했다. 부상 리스크에도 고점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세베리노만큼 공이 빠르거나 구위가 대단하진 않지만 안정적이고 완성도가 높은 류현진이기 때문에 계약의 기준점으로 삼는 모습이다.
메츠뿐만 아니라 보스턴 매체에서도 류현진이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보스턴은 지난 31일 베테랑 좌완 투수 크리스 세일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하면서 내야 유망주 본 그리솜을 받았다. 그리솜은 주전 2루수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올리토를 영입했지만 세일이 빠지면서 보스턴 선발진은 브라이언 벨로, 커터 크로포드, 태너 하욱, 닉 피베타, 개럿 위트록 등이 남아있다. 지올리토를 포함해 3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전무한 상황이라 보스턴 선발진은 무게가 떨어진다.
크레이그 브레슬로 보스턴 야구운영책임자는 “지금까지 오프시즌에 만족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 중에서도 선발투수가 최우선이다. FA,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투수 시장을 샅샅이 뒤질 것이다. 가능한 뎁스를 강화해 선수들이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만드는 게 이상적이다. 외부에서 영입할 가능성도 항상 열려있다”며 FA 시장에서 검증된 투수 영입 가능성을 열었다.
브레슬로의 코멘트를 전한 보스턴 지역 매체 ‘매스라이브’는 1일 ‘조던 몽고메리, 블레이크 스넬이라는 두 명의 특급 선발 외에도 이마나가 쇼타, 마커스 스트로먼, 야리엘 로드리게스, 마이크 클레빈저, 마이클 로렌전, 션 마네아, 제임스 팩스턴, 류현진 등 선발투수를 찾는 팀에는 여전히 많은 옵션이 남은 FA 시장이다’고 전했다.
이어 ‘업계에선 보스턴이 몽고메리나 스넬과 계약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지올리토에게 연평균 1900만 달러(2년 3850만 달러)에 계약에 합의한 뒤 클레빈저, 로렌젠, 팩스턴, 류현진 같은 값싼 옵션이 더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큰돈에 장기 계약에 불가피한 몽고메리나 스넬보다 류현진 같은 준척급에게 오퍼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