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는 한화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수년간 암흑기와 리빌딩을 거쳐 ‘홈런왕’ 노시환, ‘토종 에이스’ 문동주라는 투타 기둥을 세운 한화는 문현빈, 김서현, 황준서 등 리그에서 주목받는 유망주도 여럿 확보하면서 미래가 가장 기대되는 팀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오프시즌 즉시 전력 보강이 적절하게 이뤄졌다. FA 시장에서 검증된 강타자 안치홍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을 데려와 젊은 선수들이 많은 선수단에 경험을 더했다. 내부 FA 투수 장민재를 잔류시켰고,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강력한 외국인 투수를 찾지 못하면서 기존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와 모두 재계약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모험보다 안정을 기한 최선의 선택으로 여겨진다. 방출 선수 중에선 베테랑 포수 이재원을 영입해 안방 뎁스도 강화했다.
합리적인 선에서 효율적인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화의 마지막 남은 과제는 메이저리거 류현진(37)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계약이 끝나면서 FA로 풀린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를 최우선으로 오퍼를 받고 있지만 아직 행선지를 결정하지 않았다. 좋은 팀에서 적절한 오퍼가 없다면 국내 복귀, 즉 한화행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한화는 샐러리캡에 28억9538만원의 여유 공간이 있다. 류현진의 복귀 가능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샐러리캡을 계산했고, 1회 초과시 제재금까지 각오할 정도로 류현진의 결심만 서면 역대 최고 대우로 화려하게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 한화가 배출한 역대 최고의 선수로 상징성이 매우 큰 선수이지만 즉시 전력으로서 가치도 매우 높기 때문에 한화는 그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류현진이 돌아오면 단숨에 5강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한화 구단은 물론 선수들도 류현진의 복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류현진이 가장 아끼는 후배 투수 장민재는 “현진이형에 대해 많이들 물어보는데 워낙 티를 안 내는 형이다.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 역시 기다리는 입장이다”며 웃은 뒤 “선택은 현진이형이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형이 와서 같이 하면 너무 좋다. 나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도 내심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한화 시절 함께한 몇 안 되는 후배 중 하나인 투수조장 이태양도 “우리 선수들 입장에선 당연히 현진이형이 빨리 오는 게 좋다.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선배가 미국에서 더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응원을 하고 싶기도 하다. 형이 잘 결정하실 것이다”면서도 “우리 팀이 성적을 내기 위해선 형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거제, 대전 스프링캠프 때 류현진과 함께한 좌완 필승조 김범수도 “올해 우리 팀이 기대된다. 선발진도 많이 좋아졌고, 야수 쪽에서 김강민 선배가 오시면서 센터라인이 안정됐다. 작년 (채)은성이형에 이어 (안)치홍이형이 와서 타선도 기대된다”며 “현진이형도 기대를 하고 있다”는 말로 복귀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았다.
한편 FA 시장이 더디게 흐르면서 거취 결정 시간을 늦춘 류현진은 오는 8일 일본 오키나와로 나간다. 2015년 시즌 후부터 류현진은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 비시즌마다 장민재를 중심으로 한화 후배들을 데리고 자비로 오키나와 미니 캠프를 차렸다. 지난해에는 토미 존 수술에 따른 재활로 미국에 일찍 들어가 오키나와 캠프를 건너뛰었지만 올해 다시 뭉친다. 장민재의 연결로 남지민과 김기중이 캠프의 새 멤버로 추가됐다. 역시 오키나와로 훈련을 가는 이태양과 이민우도 함께 훈련할 예정이다. 신분은 FA이지만 한화 투수들을 이끄는 류현진이 오키나와 캠프 기간 거취를 결정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