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디펜딩 챔프의 대항마가 될까?
2024 청룡의 해가 밝았다. KBO리그도 출범 마흔 두 해 째를 맞이한다. 10개 구단은 2023시즌의 영광과 좌절을 모두 잊고 출발선에 섰다. 우승을 목표로 또 다시 달린다. 그러나 한 팀 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 5팀 만이 가을야구를 즐길 수 있다. 디펜딩 챔프 LG 트윈스의 대항마가 등장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전포인트이다.
LG 전력은 객관적으로 가장 세다. 작년 팀 평균자책점(3.67)과 팀 타율(.279) 모두 1위였다. 우승을 할 수 밖에 없는 전력이었다. 선발 ERA 5위(3.92)였으나 불펜 ERA 1위(3.43)로 버텨냈다. 타선도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짜임새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팀 득점 1위(767점)를 이끌었다.
선발들은 케이시 켈리(11승), 아담 플럿코(10승) 등 외국인 선발이 예년만 못했고 기대했던 김윤식도 부진했다. 그러나 임찬규(14승), 이정용(7승)이 자리를 메웠다. 뒷문도 주전 마무리 고우석이 주춤했으나 함덕주 등 불펜진의 집단 마무리로 철벽 불펜진을 만들어냈다. 어려울때마다 실마리를 찾아 헤쳐나가는 염경엽 감독의 용인술도 한 몫 했다.
LG 전력은 고우석과 새외인 투수가 변수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고우석이 입찰 마감시한이 사흘 남겨놓았다. 고우석이 잔류한다면 뒷문의 강도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새로운 외인 좌완 디트릭 엔스도 플럿코(123⅓이닝) 이상의 이닝소화력을 보여준다면 선발진도 안정적이다. 현재로서는 2연패 가능성이 커보인다.
KIA는 LG의 대항마로 꼽히는 팀 가운데 한 곳이다. 차명석 LG 단장도 KIA 전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마운드와 공격력이 좋다는 것이다. 선발 가운데 국내파 선발 3명(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이 안정적이다. 불펜진도 마무리, 필승조, 추격조까지 질과 양에서 구색을 갖추었다. 다만, 아직 영입 계약 발표를 하지 않는 외인투수들은 큰 변수이다. 외인투수들의 능력에 따라 마운드의 힘이 크게 좌우 된다.
타선도 좋다. 박찬호 김도영의 테이블세터진,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의 중심타선, 정교한 김선빈과 풀타임에 도전하는 최원준, 이우성 등이 이끄는 하위타선까지 짜임새가 있다. 2023시즌 한때 2위까지 넘볼 정도로 초강력 타선을 과시한 바 있다. 특히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의 40도루 능력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FA 김선빈의 계약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변수이지만 잔류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박찬호(왼 척골 골절), 김도영(왼 엄지 인대 및 골절), 나성범(오른쪽 햄스트링 근육 손상), 최형우(왼 쇄골 분쇄골절), 최원준(왼 종아리 근막손상)이 재활중이다. 2023 시즌 막판에 모두 부상을 당했다. 2월1일부터 스프링캠프가 예정되어 있다. 이들의 스프링캠프 참가여부가 중요해졌다. 캠프에 늦거나 불참한다면 시즌 준비가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
개막전 참가가 어려운 선수가 나온다면 공격력도 그만큼 공백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백업층 확보가 중요한 과제가 돌 수 있다. 더군다나 박찬호가 지키는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수들의 수비력도 상위권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우성이 병행하는 1루, 김선빈의 2루, 김도영의 개막 합류가 불투명한 3루까지 모두 불안요소를 갖고 있다. 반면에 김태군과 한준수가 지키는 포수 수비력은 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KIA가 LG의 대항마가 되려면 외인선발들의 힘, 주전타자들의 부상관리와 함께 견고한 백업층, 탄탄한 수비력을 구축해야 한다. 치밀한 경기 운영은 물론 장기레이스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비하는 벤치의 리더십도 중요하다. 김종국 감독은 계약기간 마지막 해를 맞는다. KIA는 2017년 우승 이후 제대로 가을야구를 못했다. 2018년과 2022년 턱걸이 5위로 와일드카드에 나섰으나 1경기만에 패퇴했다. 2024시즌 KIA가 승리의 야구를 펼칠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