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트레이드 상대 후보로 꼽힌 투수 크리스 세일(34)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됐다.
보스턴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좌완 선발 세일을 애틀랜타에 보내는 조건으로 내야수 본 그리솜(22)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년 연봉 2750만 달러 중 1700만 달러를 보스턴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세일의 계약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세일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파이어볼러였다. 지난 201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뒤 2017년 보스턴으로 팀을 옮겨 올해까지 13시즌 통산 343경기(263선발·1780⅔이닝) 120승80패12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3.10 탈삼진 2189개로 활약했다. 올스타 7회에 2013~2018년 6년 연속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5위 안에 들었다.
2018년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세일은 2019년 3월 보스턴과 5년 1억45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부터 시작되는 계약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이후 부상의 늪에 빠졌다. 2019년 8월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뒤 2020년 3월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연장 계약 첫 해를 통째로 날렸다.
2021년 8월 복귀해 9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건재를 알렸지만 2022년 오른쪽 갈비뼈 피로 골절로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7월 중순에야 복귀했지만 2경기 만에 강습 타구에 왼쪽 새끼손가락을 맞아 골절되는 불운을 당했다. 재활 중이던 8월초에는 자전거를 타다 사고로 오른쪽 손목이 부러지면서 완전히 시즌 아웃됐다.
2022년 시즌 뒤 FA가 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이 있었지만 거듭된 부상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 세일은 보스턴에 남았다. 계륵으로 전락한 세일을 트레이드해야 한다는 보스턴 지역 언론의 주장이 지난겨울 계속 나왔다. 트레이드 상대로 샌디에이고 김하성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오프시즌 주전 유격수 잰더 보가츠가 샌디에이고로 FA 이적한 보스턴은 유격수 수비가 가능한 2루수 트레버 스토리마저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전반기 출장이 어려운 상태였다. 유격수 보강이 필요했고, 세일을 매물로 김하성을 데려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이뤄지지 않았고, 보스턴은 유틸리티 키케 에르난데스를 주전 유격수로 시작했으나 수비 붕괴 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토리도 8월 부상 복귀 후 43경기 타율 2할3리(158타수 32안타) 3홈런 14타점 OPS .566으로 크게 부진했고, 2루수 자리도 구멍으로 전락했다. 세일도 6월초 어깨 염증으로 두 달 넘게 부상자 명단에 머무는 등 20경기(102⅔이닝) 6승5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마운드와 수비가 모두 무너진 보스턴은 AL 동부지구 5위 꼴찌로 마쳤다.
올 겨울에도 보스턴이 골든글러브급 2루수를 노리겠다고 선언하면서 김하성과 트레이드 가능성이 피어났다. 하지만 보스턴은 세일을 처분하면서 애틀랜타 내야 유망주 그리솜을 받았다. 2022년 후반기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리솜은 41경기 타율 2할9푼1리(141타수 41안타) 5홈런 18타점 OPS .792로 가능성을 보였다. 8월11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졌는데 이날 첫 홈런까지 신고한 인연이 있다.
올해 주전 유격수 후보로 기대됐지만 올랜도 아르시아에 밀려 빅리그 23경기 출장에 그쳤다. 타율 2할8푼(75타수 21안타) 무홈런 9타점 OPS .659. 올해 트리플A에선 102경기 타율 3할3푼(397타수 131안타) 8홈런 61타점 OPS .921로 활약했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로 메이저리그에선 수비 불안을 노출했지만 앞으로 개선 및 성장 가능성이 풍부하다. 보스턴에선 2루수로 기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