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의 FA 영입 후보로 주목받은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29)가 보스턴 레드삭스를 택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이 FA 우완 투수 지올리토와 2년 3850만 달러(약 50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첫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건이 포함됐다.
우완 강속구 투수 지올리토는 지난 2016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뒤 시카고 화이트삭스, LA 에인절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거치며 8시즌 통산 180경기(178선발·1013⅔이닝) 61승62패 평균자책점 4.43 탈삼진 1077개를 기록했다. 2019년 첫 올스타에 선정되고, 2020년 노히터 게임을 달성한 지올리토는 2019~2021년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득표(6위·7위·11위)도 할 만큼 화이트삭스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성적이 떨어졌고, 올해는 시즌 중 두 번의 트레이드를 겪으며 고전을 거듭했다. 올해 성적은 33경기(184⅓이닝) 8승15패 평균자책점 4.88. AL 최다 피홈런(41개)으로 뭇매를 맞았다. 특히 후반기 14경기(72이닝) 2승10패 평균자책점 7.13으로 부진의 골이 깊었다.
이로 인해 FA 가치가 깎이는가 싶었지만 아직 29세로 젊은 나이와 구위를 인정받았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한창 좋을 때보다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평균 93.1마일(149.8km)로 나쁘지 않다. 9이닝당 탈삼진 10.0개로 구위가 죽지 않았다. 보스턴은 지올리토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2년 계약을 줬다.
메츠도 지올리토에게 관심을 보인 팀 중 하나였지만 잡지 못했다.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전에도 뛰어들었지만 투수 역대 최고액(12년 3억2500만 달러)을 안긴 LA 다저스에 패한 메츠는 플랜B로 지올리토를 눈여겨봤지만 또 놓쳤다.
뉴욕포스트는 ‘메츠는 야마모토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다저스로 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후 메츠는 선발진을 채우기 위해 단기 계약을 추진했고, 지올리토는 가장 유력한 FA 후보 중 하나였다’며 ‘지올리토를 놓치면서 메츠의 남은 FA 선발투수 후보로는 마이크 클레빈저, 션 마네아, 류현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계약으로 영입할 만한 FA 선발로 류현진의 이름이 또 나왔다. 뉴욕포스트를 비롯해 뉴욕 매체에서 시즌 막판부터 꾸준히 메츠의 선발 보강 후보로 류현진을 거론해왔다. 야마모토에 이어 지올리토 영입 실패로 류현진의 메츠행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졌다.
메츠는 이번 오프시즌 루이스 세베리노를 1년 1300만 달러에 FA 영입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애드리안 하우저를 데려오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한때 뉴욕 양키스 에이스였던 세베리노는 최근 5년간 45경기(40선발) 209⅓이닝에 그칠 정도로 부상 리스크가 크고, 2019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온 하우저도 매년 자잘한 부상으로 아직 규정이닝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다.
메츠는 기존 선발투수 중 센가 코다이, 호세 퀸타나, 타일러 메길, 조이 루체시가 있지만 센가를 제외하면 풀타임으로 수준급 투구를 기대할 만한 선발이 없다. 뎁스 보강이 필요하고, 단기 계약 후보로 류현진이 좋은 카드로 꼽힌다. 물론 류현진도 부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확실한 퀄리티를 보증하는 선발투수라는 강점이 있다. FA 선발 시세가 높은 이번 오프시즌에 1000만 달러 이상 대우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
류현진에게도 뉴욕이라는 대도시는 가족 거주 환경을 생각할 때 매력적이다. 올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75승87패 승률 .463)에 그친 메츠는 우승권 전력이 아니지만 스티브 코헨 구단주를 등에 업은 자금력이 막강하다. 내년 시즌 컨셉은 리모델링이지만 순위 싸움을 펼친다면 언제든 윈나우로 전환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팀을 원하는 류현진에게 메츠의 오퍼가 들어오면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