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메이저리그 피홈런 1위가 324억 원, 2위가 500억 원의 후한 대우와 함께 각각 새 둥지를 찾았다. 류현진(36)의 메이저리그 잔류 전망을 밝히는 소식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가 우완 선발투수 루카스 지올리토(29)와 2년 3800만 달러(약 500억 원)에 계약했다”라고 보도했다.
빅리그 8시즌 통산 61승을 거둔 지올리토는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시즌을 출발해 LA 에인절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두 차례나 트레이드 됐고, 세 팀에서 33경기 8승 15패 평균자책점 4.88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무려 홈런 41방을 허용하며 LA 다저스 랜스 린(44피홈런)에 이어 리그 전체 피홈런 2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럼에도 4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에 골인하며 명문 구단 보스턴의 선발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이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는 준척급 선발투수들의 몸값이 유독 높게 형성되고 있다. 나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36세의 린이 올 시즌 피홈런 1위에도 지난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1+1년 보장 1100만 달러(약 142억 원), 최대 2500만 달러(약 324억 원)에 계약했고, 35세 일본인 마에다 겐타는 2년 2400만 달러(약 311억 원)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향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 다른 베테랑 우완 소니 그레이(34) 역시 3년 7500만 달러(약 974억 원) 조건에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선발 변신에 성공한 34세 세스 루고는 3년 4500만 달러(약 593억 원)에 캔자스시티 로열스행을 확정 지었다. 선발진 보강에 사활을 거는 스토브리그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는 메이저리그 잔류를 노리는 FA 류현진에게도 호재가 될 전망. 류현진 또한 36세의 베테랑 선발 자원으로, 메이저리그 4~5선발은 충분히 맡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작년 토미존 수술로 인해 건강에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있지만 토미존 수술 이력이 있는 마에다가 2000만 달러가 넘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선발 풀타임 경력이 1년이 전부인 루고마저 4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에 골인했다.
미국 현지 언론도 류현진을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투수 명단에 줄곧 올려놓고 있다. 미국 ‘뉴욕 포스트’는 30일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에 지올리토까지 놓친 뉴욕 메츠가 영입해야할 선발 후보에 류현진, 션 마네아, 마이크 클레빈저를 포함시켰다. 센가 코다이, 호세 퀸타나, 루이스 세베리노, 아드리안 하우저에 경험이 풍부한 류현진이 더해진다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류현진은 현재 친정 한화 이글스 복귀와 메이저리그 잔류 사이에서 장고를 거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한화 손혁 단장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한화는 류현진 복귀를 대비해 샐러리캡에 공간을 남겨놓은 상태이고, 류현진은 미국 잔류 기조를 세운 상태서 새 둥지를 찾고 있다.
역시 우선순위는 메이저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조금이라도 더 이어가는 것이다. 류현진의 잔류 의지가 강하고, 미국이 류현진을 원한다면 굳이 한국 복귀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없다. 여기에 류현진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투수들이 잇따라 기대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여기에 아직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등 수준급 선발투수들 또한 행선지를 찾지 못한 상황.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시기상조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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