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지갑을 활짝 연다. 이대호는 한동희와 정훈(이상 롯데 내야수)을 데리고 미국으로 향한다. 타격 지도에 일가견이 있는 전 피츠버그 파이리츠 내야수 강정호에게 기술 지도를 맡길 생각. 모든 비용은 이대호가 부담한다. 후배들이 야구 잘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게 이대호의 진심이다.
경남고 출신 한동희는 2018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해 2020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며 포스트 이대호로 주목을 받았다. 이대호는 지난해 10월 은퇴 경기에서 한동희에게 "삼촌은 떠나지만,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고 부탁했다.
한동희는 올 시즌 이대호의 4번 타자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올 시즌 108경기에 나서 타율 2할2푼3리(319타수 71안타) 5홈런 32타점 30득점에 그쳤다.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2군행 통보를 받는 등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한동희의 타격감 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공언했던 이대호는 30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를 통해 한동희와 함께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동희를 데리고 가는 이유는 분명하다. 선수들이 기술은 다 되어 있는데 내 기술이 나한테 확실한지 안 확실한지 긴가민가하는 경우가 많다. 확신을 못 가지면 다른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어 "(강)정호한테 데리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게 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고 타격 이론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손)아섭이가 정호한테 가서 좋은 성적을 냈고 다들 정호가 잘 가르친다고 하니까 동희가 정호의 한 마디에 자기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확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칭 한 마디에 확 바뀔 수 있다. 평생 야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이대호는 "저도 롯데 팬의 한 사람으로서 동희와 훈이가 잘하면 내가 더 뿌듯할 것 같다"고 씩 웃었다.
이대호는 한동희와 정훈이 미국 훈련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길 기대하며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디딤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디딤돌을 놓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돈 이야기는 하지 말자. 안 아깝다. 나중에 잘 되면 밥 한 끼 사겠지"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미국에 간 김에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도 만나고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