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로봇 심판 도입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KBO는 팬들에게 보다 공정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이기 위해 내년부터 로봇 심판(자동 볼 판정 시스템)과 피치 클락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로봇 심판은 2020년부터 지난 4년간 퓨처스리그에서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해 왔으며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정교함과 일관성 유지 그리고 판정 결과가 심판에게 전달되는 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거뒀다.
KBO 관계자는 "ABS를 KBO 리그에 도입하면 모든 투수와 타자가 동일한 스트라이크 존 판정을 적용받을 수 있어 공정한 경기 진행이 가능해진다"면서 "KBO는 축적된 ABS 시스템과 가장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선정 작업 등을 정교하게 진행해 내년 시범경기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는 김태균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태균 [TK52]'에 출연해 "프로야구 20년 뛴 포수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소신 있게 이야기하자면 저는 로봇 심판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판들의 권위도 권위지만 오심도 프로야구에서 하나의 묘미라고 본다. 로봇 심판이 도입되면 솔직히 아무나 데려와도 주심을 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심판이 그동안 쌓았던 경력도 있을 거고 경기 중 중요한 상황에서 오심이 나오면 비디오 판독을 하면 되고 심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다른 걸 이용하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포수의 주요 평가 잣대 가운데 하나인 프레이밍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는 게 강민호의 말이다. 그는 "정확히 던질 필요가 없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강한 공을 스트라이크 존 안에 어디든 강하게 던질 줄 아는 투수가 이제 먹히고 옛날처럼 바깥쪽에 하나 빠지게 잘 던지는 투수들이 이제 불리해졌다. 이제 그런 걸 스트라이크로 안 잡아줄 거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로봇 심판 도입이 타자에게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민호는 "무조건 타자가 유리할 거 같다. 투수는 어릴 적부터 던졌던 바깥쪽 코스가 볼이 되니까 그게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려면 타자는 더 좁아져야 한다. 자기 존이 좁아지니까 타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로봇 심판 적응과 관련해 "그동안 변화구는 낮게 던져야 한다고 배웠는데 고정 관념을 깨야 할 것 같다. 투수들에게 높은 변화구도 던져보라고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