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로부터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은 야마모토 요시노부(25)의 전 소속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가 애틋한 작별 인사를 건넸다.
오릭스는 지난 28일 구단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야마모토를 위한 ‘감사 포스트’를 공개했다. 야마모토가 오릭스 모자를 쓰고 웃는 모습을 모자이크 아트로 해서 ‘1만4470구에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디자인화했다. 1만4470구는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을 다 합쳐 야마모토의 7년간 총 투구수.
그 밑에 오릭스는 추가 작별 메시지도 전했다. ‘중력을 무시한 직구, 마법 같은 변화구, 웃음이 나올 정도로 정교한 컨트롤. 버팔로즈에서 던진 1만4470구. 그 모든 것에 감사하다. 솔직히 많이 아쉽고, 그리울 것이다.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미국에서 활약하는 야마모토를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끝으로 ‘가라, 야마모토.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일본 최고가 세계 최고라는 것을 증명해줘’라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야마모토 성공을 기원했다. 이 포스터는 앞으로 오릭스 홈구장 교세라돔 내부 곳곳에 장식될 예정이다.
야마모토는 지난 28일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장 기간, 최고 금액에 계약을 완료했다. 야마모토 덕분에 오릭스는 5062만5000달러(약 653억원) 거액을 포스팅비로 챙겼다.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오릭스는 이 금액으로 구단 기숙사를 비롯해 육성 설비를 추가 확충과 팬 서비스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아울러 야마모토가 7년간 달았던 등번호 18번은 영구 결번되지 않는다. 미나토 미치오 오릭스 구단 사장은 “개인적인 의견으로 야마모토의 등번호를 짊어질 각오가 있는 선수가 꼭 썼으면 한다. 이를 감당할 각오와 일정한 실적, 구단 기대치까지 3가지를 충족하지 않으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스즈키 이치로의 51번도 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2001년 이후 오릭스 누구도 쓰지 않았다.
야마모토의 18번을 달기 위해선 그만한 재목이 돼야 한다.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오릭스에 지명된 야마모토는 입단 당시만 해도 특급 유망주가 아니었다. 하지만 2017년 1군 데뷔 후 성장을 거듭했고, 2019년 선발로 보직을 바꿔 리그 톱클래스 투수로 우뚝 섰다. 올해까지 일본프로야구 7시즌 통산 172경기(897이닝) 70승29패1세이브32홀드 평균자책점 1.82 탈삼진 922개.
2019년 평균자책점 1위, 2020년 탈삼진 1위에 이어 2021년부터 3년 연속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등 투수 4관왕을 연이어 해냈다. 3년 연속 사와무라상, 퍼시픽리그 MVP를 휩쓸면서 노히트노런도 두 번이나 달성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으로 국제대회에서도 일본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178cm 작은 키에도 최고 159km 강속구와 140km대 후반 고속 포크볼에 커터,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길게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까지 자랑했다. 투수로서 완성도가 높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즉시 1선발로 쓰일 투수로 평가됐다. 1998년생으로 25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다저스와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을 따냈다.
28일 등번호 18번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타디움에서 입단식을 가진 야마모토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여기까지 나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메이저리거로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입단 기자회견 때 너무 긴장해서 준비한 코멘트가 날아갔다. 큰 실례를 했는데 7년간 플레이한 오릭스 버팔로스 구단 관계자 여러분과 팬 여러분들께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했다.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낸 피칭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