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벌써부터 2024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13년 신인상 가뭄을 끝낼 수 있는 후보로 선정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담당기자 마리아 과르다도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내년 시즌 내셔널리그 올해의 루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의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를 통산 8차례 제패한 명문 구단이다. 그러나 가장 최근 우승은 2014년이었고, 포스트시즌은 2021년 디비전시리즈가 마지막이었다. 2022년 81승 81패 3위, 올해 79승 83패 4위에 그치며 가을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여기에 신인왕마저 2010년 버스터 포지를 끝으로 무려 13년 동안 명맥이 끊겼다.
그러나 이정후를 비롯해 유망주들이 즐비한 올해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다. MLB.com은 “자이언츠는 2010년 버스터 포지 이후 올해의 루키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지만 곧 가뭄을 끝낼 수 있는 위치에 서있을 것”이라며 “샌프란시스코는 2023시즌 12명의 유망주를 메이저리그로 콜업했는데 이들 중 다수가 2024시즌 신인의 지위를 유지한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이 기대만큼 발전을 거듭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내년 시즌 여러 명의 ‘올해의 신인’ 후보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외야수 이정후, 좌완투수 카일 해리슨(22), 유격수 마르코 루시아노(22)가 포함돼 있다”라고 아직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지도 않은 이정후를 신인상 후보군에 써넣었다.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드린 이정후는 지난 13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전통의 강호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4년 뒤 옵트아웃 조항까지 포함된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후는 잭팟을 터트리며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일본 천재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의 5년 9000만 달러를 넘어 메이저리그 아시아 야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투수와 야수 통틀어 1위는 2014년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한 다나카 마사히로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보다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KBO리그 간판타자가 단숨에 아시아 계약 규모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서 넥센 1차 지명된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을 기록했다. 2022시즌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며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정규시즌 MVP를 석권했다.
이정후는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과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는 부상으로 인해 86경기 타율 3할1푼8리 6홈런 45타점에 그쳤지만 이미 이정후의 실력을 확인한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고, 고척스카이돔에 단장을 파견할 정도로 정성을 쏟아 부은 샌프란시스코가 영입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이정후의 신인상 후보 거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CBS스포츠는 이정후의 포스팅이 개시되기도 전에 이정후를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와 함께 내년 시즌 신인상 수상이 유력한 선수로 선정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