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2500만 달러(약 4205억 원)의 남자가 LA 다저스의 일원이 됐다.
LA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야마모토 요시노부와의 12년 3억2500만 달러 계약을 공식 발표하고 다저스타디움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야마모토는 구단을 통해서 "오릭스와 다저스 관계자, 그리고 프리 에이전트 협상 과정에서 많은 지원을 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다저 블루 유니폼를 입을 수 있어 매우 흥분하고 있습니다. 만원의 다저스타디움에서 던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오릭스 버팔로스 소속으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야마모토는 지난 11월 초, 일본시리즈가 끝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화 했다. 오릭스 구단은 “야마모토가 덕분에 퍼시픽리그 3연패가 가능했다. 야마모토의 꿈을 존중하고 싶다’라면서 야마모토의 포스팅을 승낙했다.
야마모토는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했다. 지명 당시만 해도 특급 유망주는 아니었지만 프로 입단 후 폭풍 성장했다. 2017년 1군 데뷔 후 구원으로 시작해 2019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변신, 빠르게 정상급 투수로 자리잡았다.
올해까지 일본프로야구 7시즌 통산 172경기 897이닝 70승29패1세이브32홀드 평균자책점 1.82 탈삼진 922개를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2019년 평균자책점 1위, 2020년 탈삼진 1위에 이어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등 투수 4관왕을 해냈다. 올해도 23경기 164이닝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 탈삼진 169개로 활약했다. 3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받으면서 노히트노런도 두 차례 달성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올해 3월 WBC 우승으로 국제대회에서도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178cm 작은 키에도 최고 159km 강속구와 140km대 후반 고속 포크볼에 커터, 커브를 구사한다. 완벽에 가까운 커맨드와 길게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까지 갖춰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 선발로 평가된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야마모토는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최대어로 꼽혔다. 시장 초기, 예상 계약 규모는 2억 달러였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3억 달러 소문까지 퍼졌고 결국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등과의 막판 접전 끝에 다저스가 야마모토를 품을 수 있었다.
다저스가 야마모토를 품을 수 있었던 데에는 오타니의 역할이 컸다.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9107억 원) 계약을 맺으면서 계약기간 내에는 단 2000만 달러만 받고, 나머지 6억8000만 달러는 계약기간이 끝나는 2034년부터 10년 간 나눠서 받는 지불유예 계약을 맺었다. 전무후무한 계약 조건으로 다저스의 자금 융통에 숨통이 트였고 사치세의 부담에서도 벗어났다.
이러한 지불 유예는 다저스가 야마모토 영입전에 참여할 수 있게끔 했다. 아울러 오타니는 야마모토와의 협상 자리에서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등과 함께 등장해 야마모토를 설득하며 '영업'에 나서면서 야마모토의 마음을 돌렸다.
지난 2020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게릿 콜의 9년 3억2400만 달러를 넘어서는 투수 역대 최고액, 최장기 계약이다.
야마모토는 이날 준비해 온 영어로 입단 소감을 전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입단 기자회견에서 영어로 입단 소감을 말한 것처럼 야마모토도 “굿 에프터눈(Good afternoon)”이라고 입단 소감을 시작했다. 이어 “나는 다저스라는 역사적인 프랜차이즈의 일원이 일원이 된다는 것이 기쁘다”라면서 “다저스가 내 새로운 집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형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의 지불유예로 선수들이 다저스의 프런트 만큼 승리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느꼈다. 그게 다저스를 선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라면서 오타니의 지불유예에서 비롯된 우승에 대한 열망이 다저스의 느껴졌다고 설명하면서 “지금의 승리, 그리고 미래의 승리가 다저스와 계약한 핵심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다만, “오타니의 존재가 다저스 계약의 전부는 아니었다. 아마도 오타니가 다른 팀으로 갔더라도 다저스와 계약 했을 것이다”라면서 오타니의 존재가 다저스와 계약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고 전했다.
또한 19세에 다저스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직접 지켜봐다고 했다. 그 자리에는 마에다 겐타(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있었다. 그는 “마에다가 던지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됐다”라면서 메이저리그를 동경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