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유니폼을 벗은 지 어느덧 3년이 지났지만 기부 활동은 멈추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에서 등번호 52번 영구 결번된 ‘레전드’ 김태균(41) KBSN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의 선행이 연말에 훈훈함을 더했다.
김태균 위원은 지난 26일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찾아 특별한 선물을 전했다. 병원 내 놀이터에 김 위원의 기부로 지어진 ‘김태균 휠체어 그네’ 설치가 완료되면서 뜻깊은 기증식을 가진 것이다.
사연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4월 한화 구단을 비롯해 대전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 TJB 대전방송, (사)토닥토닥 등 4개 기관이 대전지역에 어린이 재활 병원 건립을 목표로 ‘기적의 새싹’ 캠페인 협약을 맺었다.
당시 한화 간판 스타였던 김 위원이 캠페인 홍보대사를 맡아 개인 기부금 2000만원을 쾌척했다. 당초 경기 출장당 10만원씩 누적 금액으로 기부할 계획이었으나 캠페인 취지를 감안한 김 위원이 기록과 무관하게 개인 기부를 했다.
2018년 보건복지부 건립 사업 제1호로 지정된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지난 5월 정식 개원했고, 김 위원이 낸 기부금으로 장애 아동을 위한 놀이기구 ‘휠체어 그네’도 완성됐다. 전국 최초로 설치된 것이다.
아이들이 장애에 제약받지 않고 신나게 놀 수 있도록 뜻깊은 후원을 한 김 위원은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 재활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더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은 현역 시절부터 KBO리그를 대표하는 ‘기부왕’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2년 12월 프로야구 선수 최초로 1억원 이상 기부한 회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며 야구계의 모범이 된 김 위원은 대전 지역 소외 계층을 위한 주거 환경 지원, 무료 급식을 위한 밥차 지원, 지역 야구부에 장학금과 용품 지급 등 꾸준히 선행을 펼쳤다.
2017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보건복지부장관표창도 받은 김 위원은 은퇴 후에도 나눔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성금 1000만원을 기부했다. 지난달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유소년 야구 캠프를 충남 홍성군에서 열어 KBO 전현직 스타 선수 9명을 초청, 52명의 전국 각지 야구 꿈나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어 20명의 우수 선수들을 뽑아 이달 중순 일본에서 교류전도 치르고 왔다.
지난 2001년 한화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김 위원은 2020년을 선수 유니폼을 벗었다. 2010~2011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뛴 2년을 제외하곤 한화에서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2021년 특별 엔트리로 라인업에 포함된 은퇴 경기를 포함해 19시즌 통산 2015경기 타율 3할2푼 2209안타 311홈런 1358타점 1024득점 1141볼넷 1384삼진 출루율 .421 장타율 .516 OPS .936을 기록했다.
통산 안타 6위로 우타자 중 최다 안타 기록을 갖고 있고, 볼넷은 역대 2위에 빛난다. 2016년 8월7일 대전 NC전부터 2017년 6월3일 대전 SK전까지 86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아시아 신기록도 세웠다. 정확성과 선구안, 장타력까지 모두 겸비한 역대 최정상급 우타자로 3000타석 이상 타자 중 역대 통산 출루율·OPS 3위, 타율 5위, 장타율 10위에 올라있다. 국가대표로도 2006·2009·2013·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은퇴 후 KBSN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고 야구 현장을 누비고 있는 김 위원은 다양한 방송 활동으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