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언론은 왜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오승환과 김광현을 소환했을까.
미 프로스포츠 팬 칼럼니스트 사이트 ‘팬사이디드’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식을 다루는 ‘레드버드 랜츠’는 최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일본, 한국 출신 투수들의 역사’라는 글을 게재했다.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불펜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려 선수 영입을 구상 중이다. 마쓰이 유키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5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3억 원)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최우선 영입 대상이 사라졌지만 고우석은 내년 1월 4일까지 포스팅 협상이 가능하다. 세인트루이스는 고우석과 가장 많이 연결이 된 구단이기도 하다.
레드버츠 랜츠는 고우석의 미국 무대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위해 과거 세인트루이스에서 뛰었던 KBO리그 출신 투수들의 활약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카디널스에서 뛴 적 있는 다른 아시아 투수들이 미국 진출 첫해 어떤 성적을 냈는지 보는 게 현명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물론 투수마다 다르겠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적어도 고우석을 영입하는 것이 어떨지 짐작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매체가 가장 먼저 소환한 한국인 선수는 세인트루이스의 파이널 보스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지난 2016년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시즌 동안 138경기 7승 9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남겼다. 첫해부터 76경기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의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고, 이듬해 평균자책점이 4.10으로 치솟았으나 20개의 세이브를 수확했다.
레드버드 랜츠는 “카디널스가 오승환과 계약했을 때 그의 나이는 33살이었다. 오승환은 다른 자유계약선수보다 나이가 조금 많았지만 불펜에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했다”라며 “오승환의 첫 시즌은 매우 강렬했다. 2016년 세인트루이스가 필요로 하던 투수였다. 다만 첫 시즌부터 너무 많은 이닝을 던진 탓인지 두 번째 시즌은 그 때만큼 성공적이지 않았다”라고 되돌아봤다.
오승환 다음으로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김광현은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 세인트루이스로 향해 8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의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렀다. 그리고 이듬해 27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3.46을 남긴 뒤 KBO리그 SSG 랜더스로 복귀했다.
매체는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팬들에게 ‘KK’로 잘 알려져 있다. 2년 800만 달러 조건에 세인트루이스맨이 됐을 때 그의 나이는 31세였다”라며 “김광현은 첫해 미미한 탈삼진율과 달리 홈런과 안타를 잘 억제했다. 두 번째 시즌도 인상적이었다. 그의 성공적인 빅리그 커리어는 SSG와의 수익성 있는 계약의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김광현은 코로나19 환경에서 각종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세인트루이스에서 꽤 좋은 투구를 펼쳤다”라고 평가했다.
레드버드 랜츠는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뛰다가 세인트루이스맨이 된 애런 브룩스도 소환했다. 브룩스는 KIA에서 2020년부터 2년 동안 36경기 14승 9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한 뒤 2022년 1월 세인트루이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지만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5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매체는 “브룩스는 외국리그의 좋은 기록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는 좋은 예다. 그는 심지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도 고군분투했다”라며 “브룩스는 한국에 가기 전 그렇게 좋은 선수가 아니었다. 세인트루이스는 그의 한국 기록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이라 판단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라고 바라봤다.
한편 지난 5일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 중인 고우석의 계약 마감일은 2024년 1월 3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다. 한국시간으로 1월 4일 오전 7시까지 계약해야 빅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오승환, 김광현의 뒤를 잇는 세인트루이스 역대 3호 코리안리거가 탄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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