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박진만의 남자'라고 불렸던 강한울(삼성 내야수)이 FA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 49경기에서 타율 2할4푼1리(83타수 20안타) 6타점 12득점에 그쳤던 강한울은 8월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 이후 가장 눈부신 선수 중 한 명이었다. 4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7푼1리(143타수 53안타) 1홈런 20타점 19득점 3도루 OPS 0.886으로 만점 활약을 선보였다.
강한울은 9월 29일 대구 NC전에서 데뷔 첫 4번 중책을 맡는 등 4번 타자로 나서 18타수 8안타 타율 4할4푼4리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박진만 감독은 "원래 자질은 충분히 있는 선수였다. 주위에 환경적인 것이나 플레이 자체가 안일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2군에서부터 다잡아 주고 선수가 잘 이해하면서 플레이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집중력이 높아졌고 한 타석 한 타석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에게 8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비결을 물었다. "평소에 집중 안 했던 건 아닌데 연습할 때부터 좀 더 신경 써서 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강한울에게 이른바 ‘FA 로이드’는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저는 목표를 세우기보다 단순하게 생각하고자 한다. 그냥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흔히 말하는 수치상 목표도 없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무조건"이라고 전의를 불태웠으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7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1푼7리(212타수 46안타) 10타점 30득점 1도루에 그쳤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데뷔 첫 FA 권리를 행사한 그는 원 소속 구단인 삼성과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
강한울은 FA C등급으로 분류돼 FA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고 보상금 2억 2500만 원만 부담하면 타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타 구단에서 강한울에게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후문.
현재로선 강한울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삼성 잔류가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강한울이 구단 측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중론이다. 냉혹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올 겨울이 더욱 춥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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