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매체는 이정후가 각종 물음표를 지우려면 자신만의 개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별 팬들의 연휴 소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MLB.com이 선정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팬들의 소망은 이정후가 데뷔 시즌부터 자신만의 개성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매체는 “이정후가 자이언츠에 확실한 개성을 입혀야 한다”라며 “지금은 이정후가 스타인지 아닌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국의 스타인 그는 그 동안 별 특징이 없었던 샌프란시스코가 찾던 선수인 건 분명하다. 이정후는 구단이 원하는 경기력과 개성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드린 이정후는 지난 13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전통의 강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67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 4년 뒤 옵트아웃 조항까지 포함된 초대형 계약이었다.
이정후는 잭팟을 터트리며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일본 천재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의 5년 9000만 달러를 넘어 메이저리그 아시아 야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투수와 야수 통틀어 1위는 2014년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한 다나카 마사히로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보다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KBO리그 간판타자가 단숨에 아시아 계약 규모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서 넥센 1차 지명된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을 기록했다. 2022시즌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며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정규시즌 MVP를 석권했다.
이정후는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과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는 부상으로 인해 86경기 타율 3할1푼8리 6홈런 45타점에 그쳤지만 이미 이정후의 실력을 확인한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고, 고척돔에 단장을 파견할 정도로 정성을 쏟아 부은 샌프란시스코가 영입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이정후는 지난 16일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에서 성대한 입단식을 가졌다. 등번호 51번에 ‘J H LEE’가 새겨진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안녕하세요, 자이언츠. 내 이름은 이정후다.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다. 나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 존슨 구단주 가문과 래리 베어 CEO, 자이디 사장,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특히 감사하다. 어머니, 아버지에게도 감사하다”라며 “어릴 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 항상 베이에어리어를 좋아했다. 이곳에 이기기 위해 왔다. 동료들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레츠고 자이언츠”라고 영어로 직접 각오를 밝혔다.
1억 달러가 넘는 잭팟을 터트린 만큼 구단의 이정후를 향한 기대 또한 크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이정후 입단식에서 “공격에서 컨택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했다. 이는 최근 메이저리그가 추구하는 야구이기도 하다”며 “이번 비시즌에 우리의 최우선 타깃은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투수 구종을 빨리 알아채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특별한 능력은 분명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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