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29)에 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25)까지 싹쓸이 영입한 것을 두고 라이벌 팀의 에이스도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에이스 잭 갤런(28)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스포츠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울프&루크’에 출연, 다저스의 오타니와 야마모토 영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갤런은 “오타니가 서부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저스에 갈 것이라고 예상했고, 계약 규모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오타니 영입전에서 다저스에 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갤런은 “다저스가 오타니에게 많은 돈을 썼기 때문에 야마모토까지 영입할 줄은 몰랐다”며 “다저스는 돈을 써서 우승할 수 있는 최고의 팀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쓰는 것은 미쳤다”고 이야기했다.
다저스는 FA 시장에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풀타임 투타겸업’ 오타니를 10년 7억 달러라는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대 최고액에 영입했다. 오타니의 다저스행은 오래 전부터 예상됐지만 5~6억 달러를 넘어 단숨에 7억 달러를 넘길 줄은 누구도 몰랐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오타니의 계약 조건이었다. 오타니는 7억 달러 중 97.1%에 해당하는 6억8000만 달러의 금액을 계약 기간 종료 후 지급받는 ‘디퍼’ 조건을 넣었다. 오타니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연평균 7000만 달러 계약이지만 추후 지급에 따라 사치세 기준 연봉은 4600만 달러로 낮게 잡혔고, 재정에 여유가 생긴 다저스는 이 공간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추가 전력 보강에 나섰다.
오타니를 잡은 뒤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올스타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곧장 5년 1억365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FA 시장의 투수 최대어로 주목받은 야마모토 영입전에서도 승자가 됐다. 12년 3억25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장 기간, 최고 금액에 계약했다.
3명의 선수에게 총 11억61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5134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투자한 다저스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팀들에겐 비상이다.
올해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애리조나는 FA 시장에서 좌완 선발투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를 4년 8000만 달러에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내부에서 FA로 풀린 외야수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도 3년 4200만 달러에 잔류시키는 등 나름 알찬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갤런은 올해 34경기(210이닝) 17승9패 평균자책점 3.47 탈삼진 220개로 NL 사이영상 3위에 올랐다. 애리조나는 갤런과 메릴 켈리에 로드리게스가 합류하면서 강력한 1~3선발을 구축했다. 다저스에 밀리지 않는 선발진이다. 갤런은 “올해 우리가 해낸 일과 전력 보강으로 내년에는 더 큰 기대를 갖게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한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5일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LA 베버리힐스의 유명 일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소식을 전했다. 이 식당을 운영하는 유명 일식 셰프 노부 마츠히사가 SNS를 통해 두 선수와 함께한 사진을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오타니와 야마모토의 몸값만 합쳐서 10억2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3355억원에 달하니 그야말로 귀한 손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