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임찬규, 오지환에 이어 함덕주의 FA 계약 소식을 크리스마스 이전에 전할 수 있을까.
LG는 지난 21일 임찬규, 오지환의 FA 계약을 발표했다. 임찬규와는 4년 최대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옵션 24억원)에 계약했다. 옵션이 50% 가까이 되는 파격적인 계약이었다. 임찬규가 오히려 보장 금액을 낮추고, 좋은 성적을 내면 받을 수 있는 옵션을 더 요구해 총액이 5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어 오지환과는 6년 최대 124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총액 50억원, 옵션 24억원)에 2번째 FA 계약을 했다. LG는 이미 지난 1월 오지환과 6년 124억원 다년 계약에 합의했는데, 이번에 FA 계약으로 세부적인 계약을 완료했다.
LG는 이제 함덕주, 김민성과 FA 계약을 남겨두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내부 FA는 모두 붙잡을 것이다. 외부 FA는 영입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최근 결혼식을 올리고 미국 하와이로 신혼 여행을 다녀왔다. 차 단장과 함덕주의 에이전트가 만나서 협상을 이어갔는데, 함덕주가 허니문을 떠나면서 다소 협상 진행이 느려졌다. 차 단장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FA 계약을 끝내고 싶은데, 모두 끝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차명석 단장은 지난 22일 함덕주측과 협상을 가졌다. 계속해서 서로의 제안을 주고받으며 합의점으로 줄여가고 있는데, 22일 만남에서도 합의점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함덕주는 2021시즌을 앞두고 두산에서 LG로 트레이드 됐다. LG 유니폼을 입은 이후 함덕주는 2021년과 2022년에는 부상에 시달리며 트레이드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2021년 16경기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5월 무렵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재활을 거쳐 9월 복귀했는데,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이 재발돼 결국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22년에는 13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시즌 중간에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바꾸려고 2군에 내려가서 선발 수업을 쌓다가 부상으로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시즌을 일찍 마쳤다.
올해 함덕주는 불펜에서 필승조로 부활했다. 57경기(55⅔이닝)에 등판해 4승 무패 1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맹활약했다. 마무리 고우석의 부재 기간에는 마무리 임무도 수행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8월말에는 팔꿈치 피로 증세로 2군에 내려가 재활 시간을 가졌다. 한국시리즈에 맞춰서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함덕주는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70(3⅓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시리즈 전체에 결정적인 승부처였던 2차전 구원승으로 개인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기록했다.
시즌을 마치고 함덕주는 FA를 신청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기회도 생겼다. 함덕주는 11월말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KBO는 “함덕주는 FA 신분으로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 체결이 가능한 신분”이라고 통보했다. 함덕주 에이전트에 따르면, 시즌 중반 함덕주가 건강한 몸으로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갈 때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함덕주에게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또다른 선택지가 생겼다. 함덕주의 에이전트는 12월초 메이저리그 구단쪽 움직임을 살피고 오기도 했다. 그러나 함덕주는 메이저리그 도전 보다는 LG 잔류를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함덕주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LG는 함덕주를 적극적으로 필요로 했다. 함덕주도 다른 팀보다는 LG에 계속 남는 방향으로 마음을 기울이고 있다.
차명석 단장은 최근 구단 유튜브 라이브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FA 임찬규와 함덕주의 뒷얘기를 전했다.
LG는 11월 13일 KT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하며 4승 1패로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94년 이후 그토록 바랐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후 LG 선수단은 잠실구장 인근 신천의 한 식당에서 회식 자리를 가졌다.
차명석 단장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식당에서 고기, 술로 식사를 했다. 구단주님도 오셔서 같이 식사를 하셨다”며 “임찬규가 구단주님 앞에서 ‘제 팔을 LG에 바치겠다’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구단주님은 웃고 계시고. 내가 굳이 안 바쳐도 되는데, 네 팔이 그렇게 필요하진 않다고 했는데 자꾸 바친다고…. 옆에 함덕주는 ‘이미 자기 피는 줄무늬 피다. 나는 LG에 이미 묻었다’고 얘기하더라. 왜 구단주님 앞에서 얘기하는지. 둘 다 FA다. 타이밍은 아는구나”라고 웃으며 유쾌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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