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만 4명 영입했다. 올해 리그 최다 38번의 역전패를 당하며 뒷목을 잡았던 삼성이 올 겨울 불펜 보강에 올인하고 있다. 팀의 최대 약점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불펜 전력을 채우고 있다.
삼성은 지난 23일 우완 투수 이민호를 연봉 45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NC에서 방출된 이민호는 입단 테스트를 거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부산고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신생팀 우선 지명으로 NC 창단 최초의 선수가 된 이민호는 2019년까지 1군에서 7시즌 통산 337경기(36선발·529⅓이닝) 33승24패31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4.88 탈삼진 470개를 기록했다. 구원으로만 통산 301경기 평균자책점 4.27로 실적이 있는 투수다.
팔꿈치 부상으로 11경기 등판에 그친 2019년이 마지막 1군 시즌. 그해 시즌 후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한 뒤 2022년 팀에 돌아왔지만 2년간 2군에만 머물렀다. 좋을 때 몸 상태와 구속을 찾지 못해 NC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삼성이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입단 테스트를 통해 이민호를 확인한 삼성은 ‘30세의 비교적 젊은 투수로 2021년 군제대 후 1군등판 기록은 없지만 트레이닝 강화를 통해 잔부상 없이 시즌을 보낸다면 불펜 뎁스를 더해주는 투수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로써 삼성은 이번 오프시즌에 구원투수만 4명 영입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 좌완 최성훈을, 2라운드 전체 8순위로 키움 언더핸드 양현을 뽑은 뒤 27일에는 FA 투수 최대어 김재윤을 4년 최대 58억원에 영입하며 불펜 보강에 집중했다.
김재윤은 2015년 KT 창단 첫 시즌부터 올해까지 9시즌 통산 481경기 모두 구원등판, 44승33패169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3.58로 활약했다. 최근 3년 연속 30세이브 이상 거둔 검증된 마무리로 내년부터 뒷문을 확실히 책임질 것으로 기대된다. FA 오승환과 재계약하면 더블 스토퍼가 유력하다.
최성훈은 LG의 두꺼운 투수층에 가려 올해 1군 5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1군 9시즌 통산 269경기(6선발·247이닝) 8승8패2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97의 경력이 있다. 지난해 1군 45경기(33⅓이닝) 평균자책점 2.16으로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서 경쟁력을 보였다.
양현도 언더핸드 희소성을 살려 전천후 불펜 요원으로 1군 8시즌을 누볐다. 통산 260경기(5선발·290⅓이닝) 14승14패4세이브35홀드 평균자책점 4.06의 성적을 냈다.
삼성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방출 시장에서도 비교적 젊은 불펜 이민호를 데려오며 뎁스를 강화했다. 또 다른 베테랑 FA 투수 임창민과도 연결돼 있는 삼성이라 불펜 보강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삼성은 올해 리그에서 유일하게 5점대(5.16) 구원 평균자책점으로 불펜이 무너졌다. 마무리 오승환이 시즌 초반 크게 해매자 4월말 내야수 이원석과 신인 3라운드 지명권 내주고 키움 투수 김태훈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기대 이하 성적으로 불펜 붕괴가 가속화됐다. 결국 리그 최다 38번의 역전패로 시즌 내내 뒷목을 잡았다.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도 16번이나 역전을 당했다. 시즌 후반기에는 오승환이 안정을 찾았지만 중간에서 리드를 날리며 연결이 되지 않았다.
선발 평균자책점 7위(4.26), OPS 7위(.702)로 투타 모두 리그 평균에 못 미친 삼성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약한 불펜 때문에 이길 수 있는 경기도 계속 놓치며 깊은 수렁에 빠졌다. 이종열 신임 단장 체제에서 불펜 강화에 열을 올렸고, 4명의 1군 실적이 있는 구원투수들을 영입했다. 매년 투수마다 오르내림의 폭이 큰 불펜 특성상 변수를 억제하기 위해선 양을 늘리는 것이 최선이다. 올 겨울 삼성의 확실한 컨셉인 불펜투수 모으기 전략이 내년에 얼마나 효과를 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