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뽑은 선수인 투수 이민호(30)가 삼성 라이온즈에서 새출발한다.
삼성은 23일 NC에서 방출된 우완 투수 이민호와 연봉 4500만원에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NC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이민호는 입단 테스트를 거쳐 삼성 유니폼을 입고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삼성 구단은 ‘30세의 비교적 젊은 투수로 2021년 군제대 이후 1군 등판 기록은 없지만 트레이닝 강화를 통해 잔부상 없이 시즌을 보낸다면 불펜의 뎁스를 더해주는 투수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산고 시절 150km 강속구를 던진 에이스였던 이민호는 지난 2012년 신생팀 NC의 우선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성했다. 당시 NC는 신생팀 특별 혜택으로 신인 우선 지명권 2장을 받았고, 동국대 좌완 투수 노건우(개명 전 노성호)와 함께 이민호를 택했다. NC 구단 최초의 선수들로 나란히 계약금 3억원을 받았다.
2013년 NC의 1군 진입 첫 해부터 이민호는 강속구를 앞세워 불펜에서 힘을 보탰다. 56경기(66⅓이닝) 1승3패10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21로 성공적 데뷔를 했다. 2014년에도 51경기(6선발·88이닝) 7승2패2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5.01로 NC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일조했다.
2015년에는 개인 첫 10홀드를 거둔 이민호는 2016년 선발 도전에 나섰다. 그해 8월부터 다시 불펜으로 돌아갔지만 45경기(21선발·130⅔이닝) 9승9패2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5.51로 10승에 근접한 시즌도 보냈다. 2017년에도 60경기(3선발·88⅔이닝) 5승1패3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06으로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낸 이민호는 2018년 개인 한 시즌 최다 14세이브가 마지막 전성기였다.
2019년 11경기를 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부분 손상으로 그해 10월 수술을 받은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2022년부터 팀에 합류했지만 수술과 재활 영향인지 좀처럼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한창 때 빠른 구속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2군에만 머물렀다. 올해도 퓨처스리그 12경기(10⅔이닝) 2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7.59로 부진했다.
1군 7시즌 통산 성적은 337경기(36선발·529⅓이닝) 33승24패31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4.88 탈삼진 470개. 어릴 때부터 보직을 가리지 않고 팀에서 필요로 하는 마당쇠 역할을 했지만 4년간 1군에 오르지 못하면서 방출 통보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30세로 아직 젊은 편이고,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입단 테스트도 감수했고, 불펜 뎁스 강화를 노리는 삼성이 그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올해 리그에서 유일하게 5점대(5.16) 구원 평균자책점으로 불펜이 무너지며 리그 최다 38번의 역전패를 당한 삼성은 이종열 신임 단장 체제에서 불펜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FA 시장에서 KT 특급 마무리 김재윤을 4년 58억원에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 좌완 최성훈과 키움 언더핸드 양현을 1~2라운드에 뽑았다. 여기에 방출생 이민호까지 데려오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불펜을 채웠다.
마지막 1군 등판이 벌써 4년 전이고, 전성기는 더 오래 됐지만 이민호는 아직 30세밖에 되지 않았다. 1군 경험이 풍부한 만큼 삼성에선 이민호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불펜투수 방출생은 성공 가능성이 꽤 높다. 그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김진성(LG), 노경은, 고효준(이상 SSG), 임창민(전 키움)이 방출 후 새로운 팀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민호도 충분히 기대를 가질 만하다.
한편 올 겨울 방출 선수 시장은 예년보다 활발하지 않다. 롯데가 지난 17일 SSG에서 방출된 좌완 투수 임준섭을, 18일 NC가 KT에서 방출된 포수 문상인을 영입한 데 이어 이날 이민호까지 3명이 전부. 투수 송은범, 문경찬, 이영준, 김재영, 김주한, 포수 이재원, 내야수 서건창, 이상호, 외야수 노수광, 정진기 등 1군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방출 시장에 나왔지만 아직까지 계약 소식이 없다. 어느새 2023년도 8일밖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