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에서 3년간 효자 외국인 타자로 활약한 호세 피렐라(34)가 고국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재취업을 모색 중이다.
베네수엘라 아길라스 델 술리아에 합류해 윈터리그에 참가 중인 피렐라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시몬 볼리바르 구장에서 치러진 레오네스 델 카라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윈터리그 첫 홈런을 신고했다. 이어 2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더블헤더 독식을 이끌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윈터리그에 출장 중인 피렐라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8경기에서 타율 2할9푼(31타수 9안타) 1홈런 7타점 OPS .722를 기록 중이다. 수비는 좌익수로 1경기 소화했고, 나머지는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삼성의 보류선수명단에 든 피렐라는 그러나 재계약에 실패했다. 삼성은 지난 15일 새 외국인 타자로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활약한 코너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논(29)을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90만 달러로 보장 100만 달러를 꽉 채웠다.
그로부터 이틀 뒤 피렐라는 윈터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규시즌 막바지로 향하고 있고, 소속팀이 있는 선수들 대부분이 시즌 초중반에 뛰고 팀을 떠난 상황에서 피렐라가 추가 합류했다. 새로운 팀을 찾기 위한 구직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내년 시즌 피렐라의 KBO리그 활동은 어려워졌다. 삼성이 보류권을 풀어줘야 가능한데 그렇게 해도 쉽지 않다. 삼성 포함 9개 구단이 외국인 타자 계약을 완료했다. NC 한 팀만 자리가 비어있지만 보류권을 푼 기존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과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새로운 선수를 물색 중이다.
지난 2014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우투우타 외야수 피렐라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치며 2019년까지 6시즌 통산 302경기 타율 2할5푼7리(909타수 234안타) 17홈런 82타점 OPS .699를 기록했다. 2017년 샌디에이고에서 83경기 타율 2할8푼8리(312타수 90안타) 10홈런 40타점 OPS .837로 활약했다.
2020년부터는 아시아로 무대를 옮겼다. 그해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99경기 타율 2할6푼6리(316타수 84안타) 11홈런 34타점 OPS .723으로 외국인 타자로는 평범한 성적을 내며 재계약에 실패했고, 이듬해 한국으로 넘어왔다. 삼성과 80만 달러에 계약하며 KBO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1년 첫 해부터 140경기 타율 2할8푼6리(553타수 158안타) 29홈런 97타점 OPS .854로 리그에 연착륙했다. 외국인 선수답지 않게 내야 땅볼을 치고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등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은 물론 함께 뛰는 선수들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 그해 삼성은 정규리그 2위로 6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평발에 따른 족저근막염으로 부상 리스크가 있었지만 삼성은 피렐라의 기여도를 인정해 2022년 1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이에 피렐라는 MVP급 활약으로 보답했다. 141경기 타율 3할4푼2리(561타수 192안타) 28홈런 109타점 OPS .976으로 리그 톱클래스 성적을 내며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몸값은 170만 달러로 더 크게 뛰어올랐다.
하지만 3년차가 된 올해가 마지막이었다. 139경기 타율 2할8푼5리(557타수 159안타) 16홈런 80타점 OPS .764로 모든 면에서 성적이 급락했다. 4월4일 대구 한화전에서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펜스와 충돌로 허리를 다친 여파인지 초반부터 페이스가 좋지 않았고, 몸을 사리는 듯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수비 시프트에 걸린 타구들도 많았다. 몸값 대비 성적 부진이 두드러졌고, 맥키논을 영입한 삼서은 피렐라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피렐라의 KBO리그 3년 통산 성적은 420경기 타율 3할5리(1671타수 509안타) 73홈런 286타점 OPS .86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