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27)가 KBO리그 MVP를 받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에릭 페디(30·시카고 화이트삭스)처럼 한국에서 터닝 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삼성과 계약한 시볼드의 소식을 다뤘다. 삼성은 지난 22일 시볼드와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미국 출신 시볼드는 키 188cm, 몸무게 86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우완 투수로 평균 구속 150km대의 강력한 직구와 함께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완성도 높은 변화구를 구사한다. 스트라이크존 좌우 활용도가 우수하여 강력한 구위와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2024시즌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시볼드는 올해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풀시즌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다. 8월초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뒤 6주가량 트리플A에 머무른 기간이 있지만 시즌 막판 콜업돼 마무리를 메이저리그에서 했다. 27경기(13선발·87⅓이닝) 1승7패 평균자책점 7.52로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올 겨울 KBO리그에 넘어온 외국인 선수 중 최신 빅리그 커리어를 갖췄다. 외국인 투수 구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이 100만 달러 상한액에 맞춰 시볼드를 영입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MLBTR도 ‘27세 시볼드는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3라운드 지명을 받은 뒤 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로 두 차례 트레이드됐다. 콜로라도는 룰5 드래프트 당일(지난 7일) 지명권를 확보하기 위해 시볼드를 방출했다’면서 시볼드가 FA로 풀려 한국으로 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시볼드는 프로 데뷔 초기 필라델피아, 보스턴 팜에서 상급 유망주로 꼽혔지만 팔꿈치와 팔뚝 부상으로 인해 2021~2022년 짧은 시즌을 보냈다. 마이너리그에서 탄탄한 성적을 내면서 콜로라도에 왔지만 콜로라도와 트리플A 앨버커키기에서 보낸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MLBTR은 ‘올 시즌 콜로라도에서 선발 13경기, 구원 14경기에 나선 시볼드는 평균자책점 7.52라는 끔찍한 성적을 거뒀다. 볼넷 허용률은 6.9%로 좋았지만 평균보다 훨씬 낮은 탈삼진율(16.4%)과 높은 홈런 허용률(9이닝당 1.96개)로 고전했다. 뜬공 유도형 투수인 시볼드는 쿠어스필드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강습 타구 허용률도 빅리그 투수들의 평균보다 더 높았다. 트리플A에서도 31⅔이닝 평균자책점 7.47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올해 전반적으로 고전한 시볼드의 성적을 요약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안정된 성적을 낸 투수였다. MLBTR은 ‘2022년 시볼드는 보스턴 산하 트리플A 우스터에서 86⅔이닝 평균자책점 3.32에 5.3%의 볼넷 허용률과 24.7%의 탈삼진율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시볼드가 이 같은 활약을 재현하면 삼성과 100만 달러를 보장하는 재계약 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28세 시즌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젊기 때문에 언젠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좋은 예가 페디다. 페디는 2022년까지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투수였다. 2022년 27경기(127이닝) 모두 선발등판했지만 6승13패 평균자책점 5.81로 고전한 페디는 시즌 후 논텐더 방출로 풀렸고, NC 다이노스와 1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으로 향했다. 계약 발표 당시부터 거물로 주목받은 페디는 투수 4관왕으로 MVP를 수상하면서 리그를 지배했다. 이를 발판 삼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의 좋은 계약을 맺으며 1년 만에 메이저리그로 유턴했다.
MLBTR도 ‘시볼드보다 3살 많은 페디는 MVP에 선정되고, KBO의 사이영상(최동원상)을 받으며 리그를 지배한 뒤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는 일본이나 한국으로 향하는 모든 선수에게 이상적인 시나리오이며 시볼드는 충분한 유망주 혈통을 갖고 있다. 페디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투구를 재창조할 수 있다면 시볼드도 비슷한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