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투수 역사상 최장 기간, 최고 금액에 계약한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5)의 LA 다저스행은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가 있어 가능했다.
FA 투수 최대어로 주목받은 야마모토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 1976년 11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웨인 갈랜드의 10년(총액 230만 달러)을 넘어 역대 투수 최장 기간 계약으로 금액도 게릿 콜이 2019년 12월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면서 받은 3억2400만 달러(기간 9년)를 넘어 역대 최고액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최근 3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받으며 최고로 군림했고, 나이가 25살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도 파격적인 초특급 대우. 다저스 외에도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빅마켓 팀들의 경쟁이 붙으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3일 로스앤젤레스 지역지 ‘LA타임스’는 야마모토 영입 소식을 전하며 ‘오타니가 이 일을 성사시켰다. 다저스가 야마모토와 계약 합의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오타니’라며 그가 10년 7억 달러 FA 계약 중 97.1%에 해당하는 6억8000만 달러를 10년 뒤 추후 지급받는 디퍼를 하면서 다저스가 전력 보강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LA타임스는 ‘오타니가 다저스를 위해 찍어낸 돈으로 야마모토와 12년 3억2500만 달러는 이전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계약을 체결했다. 4년 전 게릿 콜이 FA였을 때도 다저스는 그렇게 많은 돈을 쓰지 않았다. 오타니가 연평균 7000만 달러 연봉의 대부분을 무이자로 연기하겠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면 야마모토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썼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다저스의 전력 강화를 디퍼 계약을 결심했고, 다저스는 그와 약속 이행 중이다. 오타니 계약 직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올스타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와 5년 1억365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고, 야마모토까지 투수 최고액에 데려와 원투펀치를 구축했다.
LA타임스는 ‘다저스는 일주일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투수 영입에 5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야마모토의 전 소속팀인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에 지불해야 할 포스팅 비용 5000만 달러를 포함하면 야마모토 영입 총 비용은 3억7500만 달러가 될 것이다. 글래스노우와도 5년 1억360만 달러 연장 계약을 했다’며 ‘두 선수의 계약은 다저스가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운영사장 체제에서 맺은 다른 아홉 자리 계약과 다르다’고 짚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영입한 무키 베츠와는 상당한 디퍼가 들어간 연장 계약을 체결했고, 프레디 프리먼은 직장 폐쇄로 FA 시장이 무너진 뒤 합리적인 수준으로 데려왔다. 트레버 바우어는 더 많은 연봉을 받는 대신 기간을 3년으로 짧게 줄여 계약했다. 야마모토와 글래스노우의 계약은 그들과 결이 다르다.
LA타임스는 ‘야마모토와 글래스노우의 리스크를 고려할 때 상당한 금액이다’며 ‘25세의 야마모토는 일본에서 MVP에 3번 선정됐지만 그 리그에서 일주일에 한 번만 투구했다. 키가 178cm에 불과한 그가 162경기 체제에서 5~6일마다 투구하는 것을 견뎌낼 수 있을까? 다양한 무기를 갖고 있지만 투구량 증가에 그의 패스트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며 우려도 제기했다.
글래스노우에 대해서도 LA타임스는 ‘천장이 높고 바닥이 낮은 또 다른 투수다. 키가 203cm인 그는 야구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투수 중 한 명이지만 부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 올해 탬파베이에서 21번의 선발등판과 120이닝을 던졌는데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며 ‘요약하면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른 적 없는 언더사이즈 투수와 건강을 유지한 적이 없는 거인에게 5억 달러 이상 투자한 셈이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