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29)이 2년 동안 달고 다녔던 ‘땜빵’ 꼬리표를 떼고 14억 원을 받는 좌완 에이스로 거듭났다.
브랜든은 지난 21일 총액 113만 달러(약 14억 원)에 두산 베어스와 2024시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5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가 포함된 조건이다.
두산 구단은 “브랜든은 2023시즌 중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해 18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대체 외국인투수 최초 10승을 달성하는 등 맹활약했다”라고 재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브랜든은 지난 6월 13일 총액 28만 달러(약 3억 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대만 리그에서 2023시즌을 출발한 그는 팔꿈치를 다쳐 웨이버 공시된 딜런 파일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두산과 두 번째 인연을 맺었다.
브랜든은 지난해에도 7월 총액 23만 달러(약 2억 원)에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합류해 11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3.60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지만 재계약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한 팀에서 두 번이나 시즌 도중 영입된 브랜든을 향한 기대는 컸다. 이승엽 감독은 “첫해는 그렇게 큰 인상을 받지 못했는데 다시 보니까 구속이 150km까지 나오고 변화구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더라. 스트라이크를 어떤 구종으로도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하며 “올해 미국이 아닌 대만에서 오는 거라 적응에도 많은 시간이 안 걸릴 것 같다. 작년에는 선발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는 대만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작년과 올해처럼 던져준다면 두산에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두산의 외국인교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브랜든은 복귀전이었던 6월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에도 패전투수가 됐지만 6월 2경기 평균자책점 0.69로 KBO리그 연착륙을 알렸고, 이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책임졌다.
특히 순위싸움이 한창이던 9월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 10월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의 압도적 투구를 펼치며 두산의 2년 만에 가을야구 복귀를 이끌었다.
올해 18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를 남긴 브랜든은 KT 윌리엄 쿠에바스에 이어 6월 첫 등판한 역대 대체 외국인선수 중 10승을 기록한 두 번째 투수로 기록됐다.
대체 외국인선수 성공 신화의 보상은 달콤했다. 두산은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브랜든 재계약 협상에 착수했고, 해를 넘기기 전에 좌완 에이스와의 동행 연장에 성공했다. 2년 연속 땜빵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브랜든이 마침내 정규직 타이틀을 따낸 순간이었다.
한편 두산은 브랜든과 함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와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외국인타자는 호세 로하스와 결별하고 2022년 KT 위즈에서 잠깐 뛰었던 헨리 라모스를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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