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29)와 계약의 97%를 10년 뒤에 지급하는 특이한 계약을 맺은 덕분에 또 한 명의 일본인 스타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가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230억원) 계약을 맺었다. 포스팅비만 5000만 달러(약 651억원)가 넘는 대형 계약이다. 아직 구단 공식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며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172경기(897이닝) 70승 29패 평균자책점 1.82 922탈삼진을 기록한 일본 최고의 에이스다. 올해 23경기(164이닝)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3 169탈삼진을 기록하며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달성하는 동시에 3년 연속 사와무라상과 퍼시픽리그 MVP를 차지했다. 3년 연속 사와무라상 수상은 카네다 마사이치(1956~1958년) 이후 역대 두 번째, 3년 연속 MVP 수상은 스즈키 이치로(1994~1996년)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FA 투수 최대어로 평가를 받았다. 다저스를 비롯해 메츠, 양키스,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보스턴 등 많은 팀들이 영입에 뛰어들었다. 복수의 구단이 3억 달러(약 3908억원)가 넘는 계약을 제안했지만 결국 다저스가 최종승자가 됐다. 야마모토는 계약금 5000만 달러를 받으며 두 차례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알려졌다. 역대 투수 최대 계약이며 다저스가 야마모토의 원소속팀 오릭스에 지급하는 포스팅비만 5062만5000달러(약 659억원)에 달한다.
다저스는 이미 지난 10일 오타니와 10년 7억 달러(약 9118억원)라는 프로스포츠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계약이었던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4억2650만 달러(약 5556억원)를 가볍게 넘어섰고 리오넬 메시의 5년 6억7400만 달러(약 8782억원) 기록마저 깨버렸다.
이렇게 역대 최대 계약을 안긴 다저스가 야마모토에게도 게릿 콜의 9년 3억2400만 달러(약 4222억원)를 넘어서는 투수 최대 계약을 안길 수 있었던 비결은 오타니의 독특한 계약 구조다. 오타니는 역대 최대 계약을 맺은 것은 맞지만 계약 총액의 97%에 달하는 6억8000만 달러(약 8856억원)를 10년 뒤에 10년에 걸쳐 지급받는다. 지연지급 금액이 계약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오타니의 7억 달러는 메이저리그 노사단체협약(CBA)에 따라 현재가치로 환산했을 때는 4억6000만 달러(약 5994억원)로 계산된다.
오타니는 자신이 연봉을 지연지급으로 받는 대신 다저스가 아낀 돈을 전력보강에 투자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다저스와 오타니의 협상과정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오타니는 계약서에 다저스가 지연지급으로 얻는 이득을 팀 전력보강에 사용하겠다는 구체적인 조항을 넣기를 원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저스는 정말로 오타니의 계약을 통해 아낀 돈을 그대로 야마모토에게 투자했다. 현재 일본 최고의 선수 2명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이 됐다. 일각에서는 다저스의 과도한 투자를 비판하며 전성기 양키스에 이어서 새로운 ‘악의 제국’이 탄생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다저스 팬들은 잇따른 스타 플레이어들의 합류에 열광하고 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10차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은 코로나19로 인한 단축시즌이었던 2020년밖에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실패로 규정한 다저스는 오타니와 야마모토에게 10억2500만 달러(약 1조3351억원)를 투자하며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저스의 역대급 투자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