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연봉 270만엔을 받고 입단한 육성선수가 연봉 1억엔을 찍었다. 입단 당시보다 연봉이 무려 37배나 뛰어오른 마키하라 다이세이(31·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육성선수 성공 신화를 썼다.
‘닛칸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은 지난 21일 마키하라의 연봉 계약 소식을 전했다. 연봉 변동제로 소프트뱅크와 3년 계약을 체결한 마키하라는 올해 8000만엔에서 2000만엔 증가한 1억엔에 내년 연봉 계약을 마쳤다.
지난 2010년 육성선수 드래프트에서 5순위로 소프트뱅크에 입단할 당시 마키하라의 연봉은 270만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 1군 데뷔 후 7년간 백업 생활을 거쳐 2019년부터 주전으로 올라섰고, 마침내 1억엔 고지를 밟았다.
1억엔은 입단 당시 연봉 대비 무려 37배 오른 금액이다. 소프트뱅크 육성선수 출신으로는 투수 센가 코다이, 포수 카이 타쿠야, 투수 이시카와 쇼타에 이어 4번째로 연봉 1억엔을 받는다.
마키하라는 “육성선수라서 계약금도 받지 못했다. 이제야 받은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고 감격하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따라잡으려면 1000년은 일해야 한다”는 농담으로 웃었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에 FA 계약하면서 전세계 프로 스포츠 통틀어 최고 대우를 받았다.
172cm, 73kg 작은 체구의 우투좌타 마키하라는 내외야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1군에 진입했다. 1군에서 12시즌 통산 675경기 타율 2할6푼8리(2025타수 542안타) 19홈런 166타점 247득점 61도루 출루율 .292 장타율 .348 OPS .640을 기록했다.
2022년 120경기 타율 3할1리(409타수 123안타) 6홈런 42타점 45득점 13도루 OPS .739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부상으로 낙마한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의 대체 선수로 일본대표팀에 합류, 대주자 및 대수비로 뛰며 7전 전승 우승에 힘을 보탰다.
올해는 8월말 사구로 인한 오른쪽 손목 골절로 시즌 아웃되는 등 부상 악재 속에 91경기 타율 2할5푼9리(359타수 93안타) 2홈런 32타점 OPS .605로 고전했지만 3년 계약과 함께 연봉 1억엔 돌파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내년 시즌 중 국내 FA 권리를 얻을 수 있었지만 3년 계약으로 포기한 마키하라는 “설령 다른 팀에서 연락이 오더라도 소프트뱅크에 남을 생각이었다. 나이도 있고, 꿈에 그리던 고향팀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키워준 은혜에 보답해야 했다. 이곳 후쿠오카에서 끝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2루수, 중견수를 넘나든 마키하라는 내년 고쿠보 히로키 신임 감독 체제에서 2루수로 고정될 예정이다. 그는 “2루는 내가 잘하는 포지션이다. 고쿠보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도 있고, 2루에 집중해 규정타석과 함께 골든글러브도 받고 싶다”고 목표를 내세웠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