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방송사의 파산과 포스트시즌 실패의 ‘스노우볼’이 김하성의 거취를 예상 불가로 만들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긴축 모드’다. 샌디에이고는 후일을 생각하지 않고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다. 페르난토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 달러)를 비롯해 조 머스그로브(5년 1억 달러), 잰더 보가츠(11년 2억8000만 달러), 다르빗슈 유(6년 1억800만 달러), 매니 마차도(11년 3억5000만 달러), 제이크 크로넨워스(7년 8000만 달러) 등과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3년 간 뒤를 돌아보지 않고 돈을 펑펑 썼다.
결과는 참혹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이 기폭제가 되어서 투가 규모를 늘렸지만 예상 밖의 후폭풍과 마주했다. 지난 5월 구단 전담 중계방송사인 밸리스포츠의 소유주인 다이아몬드스포츠그룹이 1조 원이 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하면서 중계권 수입이 끊겼다. 2013년부터 20년 동안 12년 억 달러, 연간 6000만 달러를 받게 되는 중계권 수입이 끊기며 재정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결국 지난 9월에는 단기적인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5000만 달러를 긴급 대출 받기도 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는 올해 82승8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머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출구 전략 없는 장기계약과 중계권사의 파산,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로 거둘 수 있는 수익들이 모두 증발했다.
샌디에이고는 결국 긴축 재정 모드에 돌입한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 연봉 총액은 2억5500만 달러로 구단 역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 방대했던 살림살이를 대폭 줄여야 하는 처지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 데니스 린 기자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는 다음 시즌 연봉 총액을 2억 달러 밑으로 줄이려고 한다’라면서 ‘내야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김하성 등 트레이드 대상자로 포함됐다’라고 전했다.
이미 샌디에이고는 내년 연봉 3000만 달러 이상이 예상되는 ‘예비 FA’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보냈고 연봉 중재 자격을 얻어 내년 300만 달러 이상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도 보냈다. 대신 마이클 킹, 드류 소프, 조니 브리토, 랜디 바스케스, 카일 히가시오카 등 아직 연봉조정자격을 얻지 못하거나 저연봉, 그리고 유망주 선수들을 받아왔다. 또한 내년 연봉 550만 달러인 지명타자 자원 맷 카펜터 역시 150만 달러를 보전해주는 조건으로 투수 레이 커와 함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보냈다.
하나둘 씩 선수들을 떠나 보내고 있다. 폭탄세일의 흐름에 김하성도 예외일 수는 없다. 오히려 김하성을 가장 유력한 트레이드 후보로 보는 현지의 분위기다. 김하성의 내년 연봉은 800만 달러다. 이 마저도 줄이고 싶은 게 샌디에이고의 현재 사정이다. 아울러 올 시즌이 끝나고 김하성은 뮤추얼 옵션을 거부하고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을 수 있기에 트레이드의 적기는 현재라고도 볼 수 있다.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지난 21일, 샌디에이고 소식을 다루는 ‘Hog Watch’ 채널의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김하성과 크로넨워스 모두 트레이드 명단에 올라 있지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샌디에이고는 2000~2500만 달러 정도만 추가로 쓸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채워야 할 곳은 많다. 김하성과 관련된 트레이드 제안을 더 들어볼 것이다. 김하성은 분명히 팀에 필요한 조각들을 채워줄 수 있다. 1년만 더 쓸 수 있는데, 800만 달러(약 104억 원)를 절약하면서 통제 가능한 젊은 선발 자원들을 얻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금 그의 가치를 극대화 하고 적절한 수익을 얻어야 한다. 내년 연봉 800만 달러와 200만 달러의 바이아웃을 포함해 10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그 돈을 로스터 보강에 활용할 수 있다’라면서 김하성의 트레이드로 선수단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매체는 ‘김하성은 팀의 영혼을 대표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재계약을 하거나 연장 계약을 하면 된다. 마차도는 김하성을 사랑하기에 트레이드되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 비즈니스라고 하지만 케미스트리는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김하성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시장이 잠잠해질 때까지 샌디에이고는 기다릴 것이다. 기다리다 보면 좋은 선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김하성 잔류에 대한 전망도 같이 내놓았다.
내야진 보강이 필요한 보스턴 레드삭스도 김하성을 원하고 있다. ‘디애슬레틱’의 보스턴 담당 젠 맥카프리 기자는 데니스 린의 기사를 인용해서 ‘김하성은 보스턴의 수비와 계약적인 측면에서 완벽하게 적합한 선수’라면서 트레이드로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디에이고의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역시도 김하성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지난 19일 ‘유격수 여입을 위해 트레이드를 고려 중이다. 조이 바트에 젊은 투수 1,2명, 그리고 팀의 잉여 외야수를 포함하는 패키지로 샌디에이고의 김하성 같은 선수와 트레이드를 알아볼 수 있다. 밀워키의 윌리 아다메스도 잠재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라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과연 김하성은 정말 샌디에이고를 떠나는 것일까. 김하성이 샌디에이고를 떠나면 내년 3월에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 개막전은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