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 잠잠하던 KBO리그 FA 시장에서 한 번에 3건의 계약이 터졌다. LG 투수 임찬규(31)와 내야수 오지환(33), 한화 투수 장민재(33)의 계약이 21일 같은 날 발표됐다.
19명의 선수들이 신청한 올 겨울 KBO리그 FA 시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뒤 빠르게 움직였다. 개장 2일째였던 20일 오전 롯데 외야수 전준우(4년 47억원)가 1호 계약을 알렸고, 같은 날 오후에는 내야수 안치홍이 한화와 계약(4+2년 72억원)하며 가장 먼저 팀을 옮겼다.
이어 21일 KIA 외야수 고종욱(2년 5억원), 22일 삼성 투수 김재윤(4년 58억원), 30일 두산 내야수 양석환(4+2년 78억원)까지 11월에 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12월 들어 20일까지 3주 가까이 추가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가라앉은 듯했다.
하지만 물밑에서 꾸준히 협상이 이어졌고, 21일에만 3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3명의 선수 계약 총액만 182억원이다.
LG가 오전 10시에 스타트를 끊었다. 시장에 나온 유일한 선발투수 임찬규는 LG와 4년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에 재계약을 마쳤다. 옵션이 48% 비중을 차지한다.
2011년부터 LG에서 13년간 몸담아온 원클럽맨 임찬규는 “엘린이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 트윈스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을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팬들이 항상 웃을 수 있도록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1시15분에는 한화에서 FA 계약 소식을 알렸다. 유일한 내부 FA 선수였던 투수 장민재와 2+1년 총액 8억원에 계약했다. 2년간 보장 4억원에 옵션 1억원, 2026년 연봉 2억원과 옵션 1억원으로 최대 8억원의 조건이다.
장민재도 프로에 처음 입단한 2009년부터 올해까지 15년간 한화 한 팀에서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큰 계약은 아니지만 15년을 프로에서 뛰며 FA 가치를 인정받았다. 장민재는 “내년에도 한화 이글스와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항상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우리 팬 여러분 앞에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2시에는 LG가 다시 계약을 알렸다. 한국시리즈 MVP인 내야수 오지환과 6년 총액 124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총액 50억원, 인센티브 20억원)의 대형 장기 계약을 발표했다. 양석환을 넘어 올 겨울 FA 선수 중 가장 큰 계약이다.
오지환은 지난 1월 LG와 같은 조건으로 비FA 다년 계약에 합의한 바 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계약이었지만 KBO에 계약서를 전달한 뒤 총재 승인과 공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규약상 FA 자격 유지 상태로 신청이 가능했고, LG는 시즌 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1명이라도 더 보호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오지환과 FA 신청을 결정했다. 다른 팀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데려갈 수도 있었지만 양측의 합의는 깨지지 않고 이뤄졌다.
오지환은 계약 후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게 제안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LG 트윈스의 선수로 남을 수 있어 기쁘다. 올해 모두의 노력과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으로 팀이 통합 우승을 이루었는데 앞으로도 많이 우승하여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까지 총 8명의 선수들이 계약을 마친 가운데 FA 계약 총액은 442억원이다. 현재 미계약 FA는 투수 함덕주, 주권, 홍건희, 김대우, 오승환, 임창민, 포수 김민식, 이지영, 내야수 김민성, 김선빈, 강한울 등 11명의 선수들이 시장에 남아있다. /waw@osen.co.kr
▲ 2024 KBO FA 계약 현황(8명)
-전준우 : 롯데 잔류, 4년 47억원
-안치홍 : 롯데→한화 이적, 4+2년 72억원(롯데에 보상금 10억원 전달)
-고종욱 : KIA 잔류, 2년 5억원
-김재윤 : KT→삼성 이적, 4년 58억원(KT에 보상선수 문용익, 보상금 3억6000만원 전달)
-양석환 : 두산 잔류, 4+2년 78억원
-임찬규: LG 잔류, 4년 50억원
-장민재 : 한화 잔류, 2+1년 8억원
-오지환 : LG 잔류, 6년 124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