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한화맨으로 남는다. FA 투수 장민재(33)가 원소속팀 한화와 재계약하며 동행을 이어간다.
한화는 21일 장민재와 2+1년 총액 8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발표했다. 2년 보장 4억원에 옵션 1억원으로 2026년 연봉 2억원과 옵션 1억원이 추가되면 최대 8억원이 되는 조건이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2차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장민재는 올해까지 15년간 한 팀에 몸담은 원클럽맨이다. 1군에서 통산 287경기(113선발·751⅓이닝) 34승53패4홀드 평균자책점 5.19 탈삼진 507개의 성적을 남겼다. 눈에 띄는 아니지만 선발과 구원 보직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투수로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던졌다.
계약 후 장민재는 “내년 시즌에도 한화 이글스와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항상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우리 팬 여러분 앞에 설 수 있어 감사하다”며 “우리 팀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후배들이 많은데 그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베테랑의 역할을 다하겠다. 경기장 안에서는 팀이 필요한 상황에 언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18일 FA 시장이 열린 뒤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계약이 이뤄졌다.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지만 장민재의 협상 과정은 이렇다 할 줄다리기가 없었다. 한화는 합리적인 선에서 계약을 추진하며 오퍼를 했고, 장민재 측도 무리한 요구를 하진 않았다.
내부적으로 원만하게 협상이 진행됐지만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으면서 장민재는 외부에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내게는 첫 FA이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FA였다. 신중하게 생각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돈 보고 시장 나가더니 미아 되는구나’ 하는 이야기가 나와서 마음이 아팠다. 돈을 쫓거나 다른 팀에 가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마음 고생했다”고 털어놓았다.
FA 신청 선수는 2차 드래프트 지명 대상에서 자동 제외된다. 지난달 22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35인 보호선수명단에 1명이라도 더 넣기 위해 한화는 FA 자격을 갖춘 장민재가 편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양측이 처음부터 잔류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도 큰 이견 없이 계약을 마쳤다. 장민재는 “내게 한화 이글스란 집이다. 집 나가면 고생이다. 우리 집이 좋고, 편하다. 대전이 고향이나 다름 없다”며 “이번에 우리 팀 전력 보강도 됐고, 내년에는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후년에 신구장이 생기는데 그곳에서 우승 트로피 들어올리는 것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너무 좋다. 계약을 마쳤으니 이제 홀가분하게 내년 시즌 준비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프로 생활 15년이 쌓여 이뤄낸 FA 계약의 의미도 남다르다. 화려한 커리어는 아니지만 묵묵히 노력한 것을 인정받았다. 장민재는 “FA 계약을 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나름대로 ‘고생했다’고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여태까지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과 여동생 등 가족들에 감사하다”며 “금액이 많든 적든 FA까지 야구하는 게 쉽지 않다. 지금까지 잘 버텨와서 FA 계약까지 했으니 앞으로 더 야구를 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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