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 1위를 차지한 두산 베어스가 내년 시즌 몸값에 걸맞은 플레이로 5위의 아쉬움을 씻을 수 있을까.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0일 2023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을 발표했다.
KBO는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2023년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 2021~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외국인선수와 신인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선수 중 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인 114억 2638만 원으로 샐러리캡 상한액이 확정된 바 있다.
2023년 구단별 연봉 산출 결과 샐러리캡 상한액을 초과한 구단은 없었다. 구단 별로는 두산이 111억 8175만 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SSG가 108억 4647만 원, LG가 107억 9750만 원, 롯데 106억 4667만 원, 삼성 104억 4073만 원, NC 100억 8812만 원 등 10개 구단 중 6개 구단이 10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두산이 다년 계약으로 이슈를 모은 SSG, 고액 연봉자들이 즐비한 LG 등을 제치고 상위 40인 몸값 1위를 차지한 이유는 그 동안 내부 FA 잔류에 거액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하며 왕조를 구축했던 두산은 최주환(SSG), 오재일(삼성), 박건우(NC), 박세혁(NC) 등과 동행을 마감했지만 김재호(3년 25억 원), 허경민(4+3년 85억 원), 정수빈(6년 56억 원), 김재환(4년 115억 원) 잔류에 거금을 쏟아 부었고, 2023시즌에 앞서 4+2년 152억 원에 양의지까지 복귀시키며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명성을 떨쳤다. 152억 원은 KBO리그 역대 FA 총액 기준 1위다.
두산 왕조는 2021년 한국시리즈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22년 창단 첫 9위 수모에 이어 올해 이승엽 감독 부임과 함께 5위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했지만 1경기 만에 가을야구가 종료됐다.
불운하게도 구단이 거액을 투자한 시점부터 왕조가 쇠퇴하기 시작했다. 정수빈, 허경민은 2021년, 김재환은 2022년부터 FA 계약이 시작됐는데 세 선수 모두 노력이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김재환의 경우 2022년 타율 2할4푼8리 23홈런, 2023년 타율 2할2푼 10홈런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이들 중 가장 많이 ‘먹튀’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2023년 허경민의 연봉은 12억 원, 정수빈은 6억 원, 김재환은 15억 원이었다.
프로는 곧 돈이고, 돈이 곧 그 선수의 가치와 능력을 대변한다. 거액을 받고 그에 걸맞은 활약을 못할 경우 ‘먹튀’라는 꼬리표가 붙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야구라는 종목이 특정 선수의 활약으로 성적이 좌지우지되는 건 아니지만 매 년 상위권 팀을 보면 대개 고액 연봉자가 중심을 잡고 있다. 구단 또한 그 역할을 바라고 과감히 거액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다.
연봉 총액 1위의 주역인 두산 고액 연봉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절치부심하며 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이승엽 감독과 함께 5위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지만 홈 최종전에서 팬들의 야유가 쏟아져 나왔고, 가을 무대 또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패배로 1경기 만에 허무하게 종료됐다. 선수단 모두 내년 시즌 최소 3위를 목표로 벌써부터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이다.
특히 김재환의 행보가 눈에 띈다. 이례적으로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국민타자’ 출신 이승엽 감독의 맨투맨 지도를 받았고, 휴식도 없이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의 레슨을 받기 위해 사비를 들여 미국으로 건너갔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내년에는 김재환이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거포의 재기를 확신했다.
양의지는 올해 129경기 타율 3할5리 17홈런 68타점 활약과 함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FA 첫해 성적에 스스로 낙제점을 부여했다.
양의지 또한 “두산은 올해를 발판 삼아 내년에 한 단계 더 강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내년에 감독님, 선수들, 프런트 모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감독님이 환호를 받을 수 있도록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열심히 하겠다”라고 반등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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