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부터 초특급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이정후(25)를 향한 극찬 세례가 끊이지 않는다.
아직 빅리그 데뷔도 하지 않았는데 ‘MLB.com’은 19일(이하 한국시간) ‘2024년 올 MLB(ALL-MLB Team) 팀에 뽑힐 수 있는 10명의 잠재적 후보’로 중견수 부문에 이정후를 꼽으며 ‘매우 뛰어난 컨택 능력과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바람의 손자라는 야구 혈통의 보유자다.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데 외야가 깊은 오라클파크(샌프란시스코 홈구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정후의 나이는 이제 25살에 불과하고, 훌륭한 수비력을 갖춘 중견수’라고 치켜세웠다.
현지 언론에서 연일 칭찬을 쏟아내며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2022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3)도 잊지 않고 이정후를 축하했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정후와 키움에서 뛴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메시지를 남겼다. 푸이그는 “샌프란시스코와 놀라운 계약한 나의 한국 형제 이정후 축하한다’며 ‘레츠고 마이 프렌드’라고 적었다.
푸이그는 2022년 키움에서 활약하면서 이정후와 우애를 쌓았다. 당시 시즌 전부터 푸이그는 “이정후에게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몇 년 남았는지 물어보곤 한다. 나이가 젊고, 잠재력이 대단해서 충분히 좋은 계약을 따낼 것이다”고 장담했다.
푸이그의 예상은 2시즌이 흘러 현실이 됐다. 2022년 KBO리그 MVP를 차지하며 최고 자리에 오른 이정후는 올해 부상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7년 동안 쌓은 기록을 인정받아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따냈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6명 중 최고액 계약으로 FA 포함 KBO리그 출신 선수 중에서도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2013년 12월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3000만 달러에 이어 한국인 선수 2위 기록. 더 나아가 아시아 출신 타자 중 최고 대우를 받으면서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데뷔를 앞두고 있는 반면 푸이그는 점점 잊혀진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쿠바 출신으로 지난 2013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하며 신인상 2위를 차지할 때만 해도 슈퍼스타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2014년 첫 올스타에 선정됐지만 2015년부터 크고 작은 논란 속에 성장이 지체됐다. 잦은 지각과 불성실한 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출 행동으로 선수단의 신뢰를 잃었다. 결국 다저스는 2018년 시즌을 마치고 푸이그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했다.
2019년 시즌 중 신시내티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로 트레이드된 푸이그는 149경기 타율 2할6푼7리(555타수 148안타) 24홈런 84타점 OPS .785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이후 새 팀을 찾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861경기 타율 2할7푼7리(3015타수 834안타) 132홈런 415타점 OPS .823.
2020년 FA 자격을 얻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했으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2021년 멕시코에서 뛴 푸이그는 2022년 KBO리그 키움과 계약하며 큰 화제가 됐다. 키움에서 126경기 타율 2할7푼7리(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 OPS .841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우려가 된 돌출 행동도 KBO리그에선 보이지 않았다. 순한 양처럼 1년을 보냈고, 키움과 재계약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시즌을 마친 뒤 푸이그가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위증 혐의를 받으면서 재계약이 무산됐다. 2019년 5월부터 미국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2022년 1월 연방수사관 조사를 받았는데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법정 싸움에 들어갔다.
당초 위증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을 내기로 한 푸이그였지만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합의를 철회한 뒤 변호인단을 꾸려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후 빅리그 복귀도 추진했지만 보수적인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푸이그를 받아들일 리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