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이정후(25) 입단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15일)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공식 발표한 샌프란시스코에는 경사스런 날이었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가 선수 입단식을 따로 연 것은 거의 6년 만이었다. 지난 2017년 12월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올스타 3루수 에반 롱고리아를 위한 자리를 마련한 뒤 이정후가 처음이었다.
지난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있었지만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카를로스 코레아(미네소타 트윈스) 그리고 올 겨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까지 연이은 대형 FA 영입 실패로 샌프란시스코의 스타에 대한 갈증이 컸다. 최근 7년간 가을야구 1번으로 부진이 오래 가면서 대형 선수들을 끌어들일 매력이 부족했다.
샌프란시스코로선 상징적인 계약이 필요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오타니를 놓치자 이정후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을 투자했다. 구단 역대 5번째 1억 달러 이상 계약으로 2015년 12월 투수 조니 쿠에토(6년 1억3000만 달러) 이후 8년 만이었다. 2018년 시즌 후부터 샌프란시스코를 이끄는 자이디 사장 체제에서 가장 큰 계약이었다.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 입단식 날 “흥분되는 날이다”며 “우리에겐 이정후 영입이 완벽하게 어울린다. 이번 오프시즌 우리 목표는 조금 더 운동 능력을 키우고, 더 많은 컨택으로 인플레이 상황을 만들며 업계에서 유행하는 야구를 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이정후보다 부합하는 선수는 없었고, 타깃도 없었다.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샌프란시스코의 전력 보강은 계속된다. 19일에는 FA 포수 톰 머피(32)를 영입했다. MLB.com에 따르면 2년 800만 달러 계약으로 2026년 400만 달러(바이아웃 25만 달러) 구단 옵션이 포함됐다. 보장 금액 825만 달러.
지난 2015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머피는 2019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돼 올해까지 뛰었다. 8시즌 통산 성적은 314경기 타율 2할4푼4리(911타수 222안타) 48홈런 126타점 OPS .769를 기록했다. 타격이 좋은 공격형 포수로 팀 타율 28위(.235), OPS 26위(.695)에 그친 샌프란시스코의 공격력 강화 차원 영입으로 풀이된다.
머피의 최고 시즌은 2019년으로 그해 시애틀에서 75경기 타율 2할7푼3리(260타수 71안타) 18홈런 40타점 OPS .858로 활약했다. 올해는 엄지손가락 부상 여파로 47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타율 2할9푼(145타수 42안타) 8홈런 71타점 OPS .873으로 공격 생산력은 훌륭했다.
잦은 부상으로 100경기 이상 나선 시즌이 없지만 샌프란시스코의 공격력 강화 의지를 볼 수 있는 영입이다. 아울러 2018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영입한 유망주 조이 바트(27)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높아졌다. 기대 이하 성장세로 아쉬움을 남긴 바트는 지난해 패트릭 베일리(24)라는 또 다른 유망주 포수가 안정된 수비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면서 입지가 줄었다. 당분간 샌프란시스코 안방은 베테랑 머피, 신예 베일리로 구성될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의 FA 영입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25) 영입전에도 이미 참전해 있다.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가 영입전 선두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빅마켓 구단들이 야마모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정후와 1998년생 동갑내기 야마모토까지 데려오면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놓친 아쉬움을 완벽하게 떨쳐낼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