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베테랑 투수 노경은(39)은 올 한 해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내년에도 기대가 되는 선수다.
노경은은 올해 정규시즌 76경기 등판해 83이닝을 책임지며 9승 5패 2세이브 30홀드, 65탈삼진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홀드 부문 2위에 올랐다. 나이 마흔을 앞두고 KT 위즈 2003년생 박영현(20)과 홀드왕 경쟁도 해봤다. 홀드는 2개 적었지만, 리그 불펜 투수 중 2번째로 많은 경기에 출장했다. 한화 이글스 김범수와 공동 2위. 이닝은 가장 많은 83이닝을 책임졌다. 39세에 ‘철인’으로 불릴만하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다. 그는 해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 몸을 다 만들어둔다. 그는 올해 초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바로 경기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나 비시즌 기간에도 꾸준히 운동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
김원형 전 감독은 “경기 끝난 뒤에도 노경은과 고효준 두 명의 베테랑 선수들은 웨이트 등 마무리 운동을 더 하고 ‘퇴근’한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다”고 추켜세웠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를 냈다. 올 시즌 후반 투구 페이스가 흔들리는 듯해 ‘체력이 떨어진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체력은 문제없다. 많이 던지다가 투구 밸런스가 좀 흐트러졌을 뿐이다”며 체력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노력형’이기도 하지만, 타고난 재주도 있다. 그는 포심, 투심, 포크볼뿐만 아니라 너클볼도 익혔다. 젊을 때에는 힘이 있기 때문에 투피치만으로도 불펜 투수는 싸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구종에 다양성을 두는 것은 그만의 생존방식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구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39세에 꾸준히 구속 145km를 찍는 투수다. 비시즌 때부터 철저하게 단련을 했다. 그의 근력은 나이 10년 이상 차이나는 어린 후배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노경은은 지난 2003년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뛰어든 선수다. 두산 시절 12승, 10승을 올린 적도 있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다가 호주 질롱코리아에서 뛰는 등 외면을 받은 시간도 있었지만, 다시 롯데로 복귀했고, 이제 SSG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2022년에는 팀 사정에 의해 선발투수로 시작했다가 불펜투수로 팀을 지켰다. 통합 우승의 주역이다. 불펜에서도 승리를 많이 챙겨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12승을 올렸다.
SSG에서 2년 동안 21승 3세이브 37홀드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2년 연속 3점대를 유지했다. 지난 2년간 SSG에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준 선수가 노경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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