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투수 이정용이 동료들의 특별한 환송을 받으며 군 입대를 했다.
이정용은 18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논산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게 된다. 까까머리를 한 이정용이 훈련소로 향한 날,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동료들은 뜨거운 팀 동료애를 펼쳤다.
이정용의 군 입대를 위해 주장 오지환, FA 임찬규, 고우석, 이우찬, 이상영, 김윤식, 박명근, 김영준 등 동료들이 논산훈련소까지 같이 가서 아주 특별한 배웅을 해줬다.
이정용은 입소 직전에 자신의 SNS에 “멀리 구단 버스까지 불러주신 지환이 형의 배려와 같이 배웅해 준 선수들과 멀리서라도 연락 주신 분들 그리고 직접 운전해 준 우리 찬규 형!!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 평범한 저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남겼다.
여러 명의 선수들이 단체로 논산훈련소까지 배웅을 가느라, 구단 버스를 타고 갔다. 주장 오지환이 구단에 부탁해서, 구단은 선수들이 시즌 때 타고 다녔던 구단 버스를 보내준 것. 그리고 임찬규는 자신의 차에 이정용을 태워서 논산훈련소까지 운전해서 갔다. 29년 만에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군대를 가는 이정용을 향한 꽃길 배웅이었다. LG 구단 공식 SNS '엘튜브'도 따라가서 이정용의 훈련소 입소를 촬영했다.
이정용은 지난해 겨울 군 입대를 준비했다가, 염경엽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1년을 연기했다. 염 감독이 투수 자원이 필요하다는 부탁을 하면서 이정용은 군대 입대 연기를 결정했다.
이정용에게 2023시즌은 잊지 못할 시즌이 됐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이정용은 2020년부터 불펜 필승조로 활약했다. 지난해 22홀드를 기록하며 3년간 41홀드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 이정용은 구위 난조를 겪으며 부진했다.
염경엽 감독은 6월 이정용을 선발 투수 전환을 권유했고, 이정용은 6월말부터 선발 투수로 나섰다. 젊은 선발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이정용이 불펜에서 난조를 보이자 새로운 동기부여를 한 것.
이정용도 팀도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정용은 투구 수를 늘려가면서 점점 안정적인 선발 투수가 됐다. 선발로 13경기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하며 LG의 정규 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시즌 성적은 37경기에서 7승 2패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이정용은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시 불펜 투수로 뛰었다. 선발은 4명만 필요했고, 불펜 경험이 있는 이정용이 단기전에서는 필승조, 롱릴리프 임무를 맡았다.
이정용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4이닝 무실점. 특히 3차전 8-7로 한 점 앞선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이정용은 고우석에 이어 등판했다.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이정용은 김상수를 투수 병살타(투수-포수-1루수)로 세이브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용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합숙 훈련 도중 군 입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우울하다”고 했다. 언젠가는 갔다 와야 할 군 입대가 점점 다가오자, 마음이 다소 착잡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고, LG는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입대를 1년 연기한 것은 이정용에게 많은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줬다.
이정용은 지난 2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23 러브 기빙 페스티벌 위드 챔피언십'에 참석해 LG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입대를 앞두고 팬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화려하게 했다. 팬 사인회, 팬들과 댄스타임 그리고 팬들로부터 정성어린 선물을 잔뜩 받았다.
그는 “우승을 하고 군대를 가게 돼 너무나 행복하다. 1년 6개월 후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고 인사했다. 이정용은 2025년 6월에 제대한다.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이 상무에서 일주일에 1번 선발 등판하는 스케줄로 던질 것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선발 수업을 받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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