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출신 외국인 투수들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5)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것을 믿으며 칭찬 릴레이를 펼쳤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한 한국 최고의 타자다. 지난해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며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올해는 부상으로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을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정후에게 달려들었다.
피트 푸틸라 단장이 이정후의 KBO리그 마지막 타석을 보기 위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했을 정도로 이정후에게 진심을 보였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72억원) 계약을 맺으며 이정후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마침내 대형 FA 선수를 영입했다며 기뻐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금액을 지불했다는 의견도 있다.
KBO리그에서 이정후와 함께 뛰었던 외국인선수들은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성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는 야구계의 예상을 뒤엎는 놀라운 계약을 발표했다. 이정후는 6년 동안 1억1300만 달러를 보장받는다. 키움에서 그와 함께 뛰었던 옛 동료들과 KBO리그에서 이정후를 상대했던 선수들은 그의 성공을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2년 연속 투수 골든글러브(2018~2019년)를 수상했고 2019년 20승과 함께 리그 MVP를 차지한 조쉬 린드블럼은 “그는 만 18살에 불과할 때부터 리그에서 공을 맞추는 능력이 가장 뛰어났을 것이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타이밍을 뺏으려고 해도 정말 어려웠다. 그에게 정말 많은 안타를 맞았다. 그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라고 이정후와의 맞대결을 돌아봤다.
“전혀 공평한 평가가 아닐 수도 있다”라고 전제한 린드블럼은 “하지만 이정후의 모습은 이치로 라이트 버전 같았다”라고 이정후를 일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스즈키 이치로와 비교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20승과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정규 시즌 MVP,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모두 차지한 에릭 페디(30)도 이정후의 성공을 점치고 있다. 페디도 KBO리그의 활약을 바탕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196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페디는 “나에게는 운이 좋았다. 그가 불행하게 부상을 당해서 시즌을 끝날 때까지 두 경기 정도만 상대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페디와 이정후의 상대전적은 8타수 2안타 2삼진이었다.
페디는 “이정후는 아마도 적응하는데 한두 달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확실히 퀄리티가 있는 타자다. 운동능력이 정말 뛰어난 선수다. 빠르게 적응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필드 전역으로 타구를 뿌릴 수 있는, 상대하기 힘든 좌타자가 될 것이다. 또 그는 엄청난 스피드를 갖고 있고, 내야안타를 만들어내서 힘들게 만들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한두 달 뒤면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정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정후의 성공을 자신했다.
키움에서 이정후와 오랫동안 같이 뛴 제이크 브리검은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사랑에 빠질 것이다. 이정후의 데뷔시즌에 나도 KBO리그에서 데뷔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 그가 고등학교 선수에서 야구장에서 다이나믹한 활약을 하는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는 19살 때부터 야구장 안팎에서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라고 칭찬했다.
“적응 기간이 있을까? 그럴 것이다”라고 말한 브리검은 “하지만 이정후는 잘 해낼 것이다. 그는 올스타가 될 것이다. 그는 재능과 열정이 있다. 그가 1억1300만 달러의 가치가 있을까? 요새 시장 상황을 보면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정후의 성공을 확신했다.
롯데에서 뛰었고 지금은 스카우트로 활동하고 있는 라이언 사도스키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최대치에 투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편을 들자면 나는 그가 잠재력의 최대치를 발휘하기를 바란다. 그 계약은 애런 로완드, 앙헬 파간 같은 포스트시즌 레벨 팀의 주전 중견수를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데려오면서 ‘퓨어 히터’를 얻었다”라고 호평한 사도스키는 “그는 타고난 타격 툴로 점점 더 성장하는 타자다. 나는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의 파워를 더 키워내기를 바라지만 이정후의 타격 방식은 첫 번째가 타격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타구를 멀리 보내는 것이다. 그는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지만 각각의 툴이 리그 정상급은 아니다. 그는 보면 볼수록 더 좋아하게 되는 ‘슬로 드립 가이’다”라고 이정후의 장단점을 소개했다.
사도스키는 “이정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빅리그에서 나쁘지 않은 타격을 하는 호세 피렐라는 2022년 이정후와 리그 MVP 경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정후도 더 빠른 구속을 대처할 수 있다고 증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좌완 스페셜리스트들도 우려가 된다”라고 분석했다.
린드블럼은 이정후가 증명하기 전까지는 90마일 후반대 공에 대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한국선수들보다 이정후가 더 빠르게 조정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공을 맞추고 투수의 투구수를 늘릴 수 있는 리드오프가 될 것이며 최근 선발 로테이션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하면 중요한 역할이다”라고 여전히 이정후를 높게 평가했다.
디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는 라인업에 꾸준함이 필요하다. 타격 생산성이 필요하다. 시장성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팬들이 유니폼을 입는 선수가 필요하다. 샌프란시스코는 ‘바람의 손자’가 신선한 바람이 될 것이라고 큰 베팅을 했다”라며 샌프란시스코의 승부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