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트레이드를 해야 한다’는 지역 언론의 주장도 나왔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내년 페이롤(팀 연봉 총액)을 2억 달러 이하로 낮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구단 역대 최대 페이롤(2억5600만 달러)을 찍었으나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투자 대비 성과를 내지 못한 샌디에이고는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그 일환으로 내년 연봉 800만 달러인 ‘예비 FA’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샌디에이고는 내년 연봉 3000만 달러 이상이 예상되는 ‘예비 FA’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다. 연봉중재자격으로 300만 달러 이상 연봉이 예상되는 주전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도 소토와 같이 양키스로 보냈다. 내년 연봉 550만 달러인 지명타자 맷 카펜터도 샌디에이고가 150만 달러를 보전하는 조건으로 투수 레이 커와 함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보내는 등 긴축 경영에 한창이라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것도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
이에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이스턴빌리지타임스’도 18일 김하성의 트레이드 필요성을 주장했다. 매체는 ‘샌디에이고는 로스터에 도움이 필요하고, 김하성 트레이드가 해답이 될 수 있다’며 ‘내년 샌디에이고 로스터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게 분명하다.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로스터 구성을 볼 때 샌디에이고가 2억 달러에 맞추기 위해선 약 5000만 달러에서 5500만 달러를 써야 한다. 선발투수 2명, 외야수 2명, 그리고 마무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검증된 구원투수가 필요하다. 예산 대비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고, 무언가 양보를 해야 한다’며 김하성 트레이드를 감수해야 하는 이유를 댔다.
계속해서 매체는 ‘지난 몇 시즌 동안 김하성은 팬들의 진정한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전염성이 강하고, 팬과 야구에 대한 존경심으로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며 ‘내년이 계약 마지막 해로 연봉 800만 달러를 받는다. 2025년 100만 달러 상호 옵션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29세에 FA가 되는 김하성은 엄청난 돈을 받게 될 것이다’고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어 ‘샌디에이고는 지금 그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적절한 수익을 얻어야 한다. 김하성의 수비는 항상 긍정적이지만 그의 미래 몸값은 공격 생산력으로 결정될 것이다. 지난 시즌 공격이 최고치가 될 수도 있다’며 공격에서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내년 김하성에게 지불해야 할 연봉 800만 달러와 (2025년 상호 옵션 미실행시) 200만 달러 바이아웃을 포함해 10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그 돈을 로스터의 다른 부분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매체는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서 1억 달러 이상 요구할 김하성과 재계약을 맺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로스터로는 그런 계약을 다시 맺을 수 없다’며 김하성의 높은 몸값을 샌디에이고가 장기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샌디에이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 달러), 조 머스그로브(5년 1억 달러), 잰더 보가츠(11년 2억8000만 달러), 다르빗슈 유(6년 1억800만 달러), 매니 마차도(11년 3억5000만 달러), 제이크 크로넨워스(7년 8000만 달러)와 장기 계약 선수들이 많아 페이롤에 유동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반대 의견도 더했다. 매체는 ‘김하성은 팀의 심장과 영혼을 대표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재계약을 하거나 연장 계약을 하면 된다. 마차도는 김하성을 사랑하고, 그가 트레이드되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 야구는 비즈니스이지만 야구장에서의 케미스트리는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선수단에 잘 녹아든 김하성의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연장 계약 비용은 많이 들겠지만 크로넨워스를 트레이드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김하성은 향후 몇 시즌 동안 높은 수준의 활약을 펼칠 것이다. 그는 여러 포지션에 기용할 수 있고, 지난 시즌 보여준 공격 생산력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김하성은 이전에 비해 큰 발전을 이뤘고, 계속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장 계약을 해야 하는 이유도 덧붙였다.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김하성 트레이드가 당장 이뤄질 것 같진 않다. 매체는 ‘겨울이 지나면서 로스터 구성에 대한 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시장이 둔화될 때까지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오래 기다리면 좋은 선수를 분명 찾을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로스터에 딱 맞는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거나 저평가된 선수만 있다면 김하성 트레이드를 모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