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2루-3루-유격수, 모두 ‘100이닝’ 35세 FA 유틸리티, 왜 협상 소식이 없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12.18 06: 40

 12월 들어 FA 시장이 정중동이다. 11월말에 굵직한 선수들의 계약 이후 12월에는 단 1건의 FA 계약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는 함덕주, 임찬규, 김민성, 오지환이 FA를 신청했다. 오지환은 이미 올 시즌에 앞서 6년 최대 124억 원의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함덕주와 임찬규는 에이전트들과 수 차례 만남을 이어가며 협상에 진척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김민성은 FA 협상 관련해 별 내용이 없다. LG와 김민성의 전략적 이해 때문이다. 

LG 김민성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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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석 단장은 김민성측에게 양해를 구했다. 임찬규와 함덕주의 FA 협상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김민성과는 천천히 협상을 하겠다고 얘기한 것. 김민성측에서 이를 이해하고 ‘그렇게 하자’고 받아들였다. 
김민성은 FA를 재취득해 2번째 FA다. B등급이다. 타 팀에서 데려가면 보호선수 25명 외 보상 선수와 직전 연봉 100% 또는 직전 연봉 200%를 원소속 구단에 보상해야 한다.
내야 백업인 김민성에게 다른 구단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 LG는 김민성이 필요하고, 팀내 FA들과 모두 계약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계약은 하되, 협상 시기를 뒤로 미룬 것. 
지난해 FA 김진성과 비슷한 사례다. 지난 겨울 차명석 단장은 팀내 FA 김진성과는 12월초에 가장 늦게 계약했다.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포수 대이동, 샐러리캡 제도 등 이슈가 많았다. LG는 샐러리캡 때문에 채은성과 유강남을 떠나보내고, 박동원을 영입했다. 차명석 단장은 FA 시장 초기에 김진성에게 '계약을 한다, 다만 가장 늦게 한다’고 언질을 줬다. 주요 과제를 정리한 이후에 김진성과 2년 7억 원 FA 계약을 했다.  
LG 김민성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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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은 올 시즌 11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9리 8홈런 41타점 34득점 OPS .703을 기록했다. 숫자 이상의 공헌도가 있다. 
수비에서 말 그대로 ‘슈퍼 유틸리티’로 맹활약했다. 김민성은 1루수로 105⅔이닝, 2루수로 280이닝, 3루수로 135이닝, 유격수로 145이닝을 소화했다. 내야 4개 포지션에서 모두 100이닝 이상을 뛰는 최초 진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팀에 소금 같은 존재였다. 
염경엽 감독은 수비가 좋은 김민성을 주전 뒤를 받쳐주는 ‘백업 주전’ 역할을 맡겼다. 지난해까지 주로 백업 3루수로 뛴 김민성은 스프링캠프에서 1루와 2루까지도 커버하는 훈련을 했다.
그런데 4월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유격수 백업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베테랑 김민성이 유격수로 나섰다. 2017년 9월 6일 KT전 이후 6년 만에 유격수 선발 출장이었다. 김민성은 틈틈이 유격수 수비 훈련도 해왔고, 오지환의 공백을 잘 메웠다. 
출장 기회가 늘어나자, 김민성은 5~6월 44경기에서 타율 3할8리(117타수 36안타) 4홈런 21타점으로 좋은 타격 성적까지 기록했다. 
1루, 2루, 3루, 유격수로 모두 출장한 김민성은 7월초 허벅지 부상으로 탈이 났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 많이 출전하면서 정말 잘해줬다. 장렬히 전사했다”라고 칭찬했다.  
한 달 정도 재활을 하고 복귀한 김민성은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때는 국가대표로 출전한 3루수 문보경의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해 17년 차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민성은 두 번째 FA 계약까지 최고의 한 해를 보낼 것이다. 
LG 김민성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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