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로 가면서 LA 에인절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이 서운함을 느끼고 있을까. 일본 매체는 트라웃의 침묵을 흥미롭게 봤다.
LA 다저스는 계약 기간 10년에 7억 달러(약 9240억 원)로 '투타 겸업'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잡았다. 지난 2018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기 시작한 오타니는 ‘투타 겸업’으로 최고 스타 반열에 오른 뒤 다저스에서 새 출발 한다.
오타니를 원한 팀은 여럿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영입전이 치열했다. LA 에인절스도 오타니가 계속 뛸 수 있도록 뜻을 전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오타니가 에인절스를 떠날 것으로 예상은 됐다. 오타니가 우승이 가능한 팀을 원했다. 에인절스는 우승이 쉽지 않은 팀. 오타니를 비롯해 트라웃이라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외야수가 한 팀에 있었지만, 우승은 커녕 포스트시즌 진출도 안 되는 팀이었다.
그럼에도 트라웃은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남길 원했다. 그는 그간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남도록 노력해 보겠다”며 말하기도 했다. 오타니가 두 번째 만장일치 MVP를 차지했을 때에는 “축하한다. 당연히 MVP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축하도 했다.
그런 그가 오타니가 다저스로 초대형 계약을 맺은 뒤 침묵 중이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오타니가 다저스에 입단 후 패트릭 산도발, 미키 모니악 등 전 동료들이 잇따라 SNS에 답글을 남겼다. 그러나 트라웃은 17일까지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살폈다. 다저스 새 동료 프레디 프리먼은 오타니 SNS에 박수 모양의 이모티콘으로 환영하는 뜻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트라웃은 오타니를 축하해주지 않은 모양새다. 트라웃은 에인절스에서 상징적인 선수다. 2011년부터 뛰기 시작해 13시즌 동안 148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리 368홈런 940타점 출루율 .412 장타율 .582 OPS .994를 기록했다. 이 기간 2012년 신인왕을 비롯해 3차례 MVP(2014년, 2016년, 2019년) 차지했다. 실버슬러거도 9번 수상했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연속,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올스타로 뽑혔다.
트라웃의 트레이드설이 돌기도 했지만, 에인절스 페리 미나시안 단장은 트라웃까지 놓칠 생각은 없다. 그는 “트라웃이 트레이드 될 확률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트라웃과 오타니가 함께 뛰는 모습을 더 보길 원했지만, 당분간 두 선수가 함께 뛰는 모습은 볼 수 없다.
한편 오타니는 올해 타자로는 135경기 타율 3할4리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출루율 .412 장타율 .654 OPS(출루율+장타율) 1.066을 기록했다. 홈런왕, MVP다. 투수로는 23경기 모두 선발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을 기록했다.
올해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그래서 내년에 투수로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오타니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트라웃과 적이 된 오타니. 내년에는 다저스 타선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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