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 기자회견 때 영어로 인사를 건네 화제가 되고 있다. 전 피츠버그 파이리츠 내야수 강정호는 “영어를 잘해야 선수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고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정후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입단 기자회견에서 유머와 영어 실력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쓴 이정후는 취재진을 향해 "잘 생겼나요(handsome)" 라고 물어봐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팬들을 위해 준비한 영어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헬로우 자이언츠, 마이 네임 이즈 정후 리(Hello Giants, My name is Jung Hoo lee). 나는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다. 나는 여기에 이기기 위해 왔다. 내 동료들과 팬들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렛츠 고 자이언츠(Let's go Giants)"를 외쳤다.
빅리그 통산 297경기에 나서 타율 2할5푼4리(917타수 233안타) 46홈런 144타점 120득점 8도루를 남긴 강정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정후에게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영어를 제대로 못하면 팀 동료들과 가까워지고 싶어도 가까워질 수 없다. 통역 담당자가 있긴 하지만 통역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스스로 노력해 빨리 친해지는 게 훨씬 더 좋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또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을 예로 들며 "배지환 같은 경우에는 어릴 때부터 통역을 최대한 안 쓰고 본인이 (영어를 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그만큼 동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이정후가 영어로 입단 소감을 밝힐 의무는 없었지만 그렇게 했다. 매력적이고 재치 넘치는 첫 인상을 남겼다”면서 “언어의 장벽도 이정후의 개성이 빛나는 걸 막지 못했다”고 이정후의 영어 소개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7년 1차 지명을 받고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884경기에서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타점 69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5도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성하며 생애 첫 MVP를 품에 안았다. 올 시즌 발목 부상 여파로 86경기에 나서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50득점 6도루를 기록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던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90억 원)에 계약하며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 금액을 경신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