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와 한 팀이 된 데이브 로버츠(50) LA 다저스 감독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오타니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티다움에서 열린 입단식을 통해 다저스 선수로서 첫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로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최고 대우에 계약하면서 6억8000만 달러를 계약 종료 이후 지급받는 ‘디퍼’를 넣어서 화제가 됐다. 아울러 공동 구단주 마크 월터 회장과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운영사장이 물러나면 옵트 아웃으로 FA가 될 수 있는 특별 조건까지 넣었다.
이날 입단식에서 오타니는 등번호 17번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파란색 모자를 착용했다. ‘다저스맨’ 오타니를 보기 위해 300여명의 대규모 취재진이 다저스타디움 현장을 찾았고, 입단식 중계 시청자수는 무려 7000만명에 달했다.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이 모습이 꿈인지 현실인지 믿기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이날 입단식에 참석한 로버츠 감독은 연신 함박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입단식이 끝난 뒤 “솔직히 말해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오타니에게 다저스 유니폼을 입힌 것이 믿기지 않는다. 가장 재능 있는 야구 선수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며 기뻐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6일 윈터미팅 때 오타니와 미팅을 가진 사실을 순순히 밝히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비밀주의를 고수한 오타니 측에서 FA 협상에 있어 작은 부분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길 바랐는데 로버츠 감독은 “얼마 전 오타니를 다저스타디움에서 만나 3시간 동안 얘기했다. 모두가 아는 대로 우리 팀의 최우선 영입 대상은 오타니”라고 말한 것이다.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로버츠 감독이 그런 말을 해서 놀랐다”고 말할 정도로 협상에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오타니가 다저스행을 최종 결정하면서 구설수에 오른 로버츠 감독도 한숨 놓았다.
오타니의 팔꿈치 재활 상태에 따라 시즌 막판에는 좌익수로 수비를 기용하는 파격적인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16일 팟캐스트 ‘댄 패트릭 쇼’에 출연한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9월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좌익수로 수비에 나설 의향이 있는지도 물어봤다. 오타니는 ‘팔이 괜찮다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지켜보자”고 여지를 남겼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투타겸업을 하면서 수비는 7경기에만 나섰다.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지난 2021년 우익수로 6경기(7⅓이닝), 좌익수 1경기(1이닝)를 수비했다. 전부 경기 중 지명타자에서 수비로 자리 이동했고, 선발로 수비를 나선 적은 없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에는 2013~2014년 우익수로 57경기, 좌익수로 7경기를 수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