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추신수(41)가 2024년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
SSG는 14일 “추신수가 24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바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16시즌(2005~2020년) 동안 1652경기 타율 2할7푼5리(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 .824로 활약했다. 한국인 야수 중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추신수는 2020년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를 떠나 KBO리그에 입성했다. 한국에서는 3시즌(2021~2023년) 동안 361경기 타율 2할6푼(1252타수 325안타) 49홈런 168타점 226득점 46도루 OPS .819를 기록했다.
지난해 구단명이 SSG로 바뀐 뒤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추신수는 올해 112경기 타율 2할5푼4리(382타수 97안타) 12홈런 41타점 65득점 6도루 OPS .777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SSG도 76승 3무 65패로 리그 3위에 머물렀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4위 NC(75승 2무 67패)에 3패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추신수는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 그리고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 구단도 신임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내년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SSG 입단 첫 해 연봉 27억원을 받으며 당시 한국프로야구 연봉 1위 기록을 경신한 추신수는 2022년에도 연봉 27억원에 재계약했고 올해는 연봉 17억원을 받았다. 올해 연봉은 지난해 대비 10억원이 삭감됐지만 여전히 FA 계약 선수와 비FA 다년계약 선수를 제외한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연봉을 기록했다.
매년 최고 대우를 받으며 계약을 했던 추신수는 내년 최저연봉(3000만원)으로 계약을 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3000만원마저 전액 기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내년에는 사실상 무급으로 시즌을 치른다. SSG는 “추신수는 최근 구단과 진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24시즌 종료 후 은퇴 결정과 함께 최저연봉(3,000만원) 계약 및 연봉 전액 기부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SSG는 추신수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구단 또한 추신수의 기부 활동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정확한 기부 금액 및 다양한 기부 활동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라며 추신수와 함께 구단 차원에서도 기부를 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추신수의 연봉 전액 기부에 대해 SSG 관계자는 “3000만원이 큰 액수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추신수 본인이 야구로 받은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환원하는 의미에서 전액 기부를 결정했다. 마지막 시즌을 의미있는 시즌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어했다. 구단도 이러한 뜻에 동참해 계획이 마무리 되면 기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SSG는 추신수가 최저연봉을 받는 것에 대해 “추신수가 팀 운영을 위한 배려를 해주면서 최저연봉을 받기로 결정했다. 구단도 이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샐러리캡, 선수 연봉, FA 부분에서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샐러리캡 제도가 도입됐다. 2026년까지 적용되는 샐러리캡 상한액은 114억2638만원이다. SSG는 지난 3월 7일 기준 팀 연봉 94억8200만원(신인, 외국인선수 제외)으로 리그 1위를 기록해 샐러리캡에 이미 가까이 다다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봉 17억원을 받았던 추신수가 최저연봉을 받기로 결정한 덕분에 SSG는 숨통이 트였다.
SSG 관계자는 “추신수가 돈에 욕심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 구단이 고민이 많았는데 추신수가 결단을 내려준 덕분에 많은 문제가 해결이 됐다. 구단 운영의 폭이 더 넓어졌다. 추신수가 팀 상황을 이해해주고 결단을 내린 것에 구단도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에 걸맞는 예우를 해줄 계획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추신수는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꼽힌다. 자연스레 현역 은퇴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신수가 지도자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측하는 목소리도 많다. SSG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은 없다. 다만 워낙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사는 선수이기 때문에 지도자로 나아가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내년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까지 이어진 커리어의 끝을 준비하고 있는 추신수가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