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처럼 시간이 조금 걸릴 전망이다. 차명석 LG 단장과 FA 임찬규의 협상 이야기다.
차명석 단장과 임찬규측은 3차례 협상을 가졌다. 임찬규의 에이전트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는 12월초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지난 10일 귀국했다.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차명석 단장과 이예랑 대표는 3번째 협상 시간을 가졌다.
이예랑 대표는 “11월말에 처음 만났고, 미국에서 줌으로 1시간 반 정도 이야기 했다. 3번째 만남이었는데, 이런 저런 다양한 안을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3번째 협상에서 조금 구체적인 안을 꺼냈는데, 차명석 단장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계속 만나 가면서 좁혀 봐야죠”라고 말했다.
임찬규의 올해 성적은 뛰어나다. 올해 30경기(26선발)에 등판해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다승 3위(14승), 승률 2위(.824)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다. 롱릴리프 보직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말부터 선발 투수로 로테이션을 돌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런데 지난 2년간은 부진했다. 임찬규는 2021년 17경기에서 1승 8패 평균자책점 3.87에 그쳤고, 2022년에는 23경기에서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으나 포기하고, FA 재수를 선택했다. 그 선택은 성적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임찬규의 미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 양측의 의견 차이가 좁혀져야 한다. 지금까지 A급 FA들의 계약은 다소 과열 양상이다.
이예랑 대표는 이번 FA 시장에서 안치홍(한화, 4+2년 최대 72억 원), 김재윤(삼성, 4년 최대 58억 원), 양석환(두산, 4+2년 최대 78억 원)까지 3명의 FA 계약을 성사시켰다. 금액 뿐만 아니라 4+2년 장기 계약을 이끌어내 예사롭지 않았다.
이예랑 대표는 “이것 저것 안을 던지는 스타일이다. 안치홍 선수는 금방 됐는데, 안치홍 선수가 이번에는 FA 계약을 빨리 하고 싶다고 했다. 마침 한화에서 연락이 와서 한번 만나볼까 했는데, 한 번 만나고 금방 됐다. 임찬규 선수도 어느 시점에 잘 풀릴 수도 있을거라 본다”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FA 계약과 관련해 “방송에서 얘기했듯이, 딱! 빡! 끝!이라는 마음으로 계약을 끝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마음에 드는 제시안을 받는다면,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지만, 만족할 만한 접점이 형성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차명석 단장은 최근 한 시상식에서 “120만 관중을 모으는 것도 상당히 어렵고, 29년 만에 우승도 어려웠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건 임찬규 선수와의 FA 계약이다”라고 농담 섞인 말로 좌중을 웃겼는데, 임찬규와 협상이 만만찮다.
# FA 계약 (12월 13일 현재)
■ 전준우= 4년 최대 47억원/ 롯데 잔류
■ 안치홍= 4+2년 최대 72억원/ 롯데→한화 이적(보상금 200%)
■ 고종욱= 2년 최대 5억원/ KIA 잔류
■ 김재윤= 4년 최대 58억원/ KT→삼성 이적(보상선수 문용익, 보상금 100%)
■ 양석환= 4+2년 최대 78억원/ 두산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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