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이정후(25)의 1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계약 요인으로 아버지 이종범으로부터 받은 우월한 유전자를 꼽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새로운 외야수 이정후에 대해 알아야할 사실’이라는 기사를 통해 빅리그 새 식구 이정후의 프로필을 파헤치는 시간을 가졌다.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이정후는 13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90억 원)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후는 그야말로 잭팟을 터트리며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일본 천재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의 5년 9000만 달러를 넘어 메이저리그 아시아 야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투수와 야수 통틀어 1위는 2014년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한 다나카 마사히로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보다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KBO리그의 간판타자가 단숨에 아시아 계약 규모 2위를 차지한 것.
미국 마이너리그조차 뛰어보지 못한 외야수가 1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당초 미국 ESPN, MLB트레이드루머스, 디 애슬레틱 등 복수 야구 전문 매체는 이정후의 몸값을 4년 5000만~6000만 달러 선으로 예측했다. CBS스포츠가 6년 9000만 달러의 파격 전망을 내기도 했지만 이 또한 1억 달러 미만이었다.
MLB.com은 이정후를 파악하기 위해 그의 뿌리를 낱낱이 파헤쳤다. 매체는 “메이저리그를 보면 몇몇 뛰어난 선수들이 훌륭한 가족력을 자랑한다. 이정후 또한 그렇다”라며 “이정후의 아버지는 한국의 전설적인 유격수 이종범이다. 이종범은 KBO리그에서 16시즌, 일본에서 4시즌을 뛰었다.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과 함께 통산 타율 2할9푼7리 194홈런 커리어를 자랑한다. 1994년에는 4할 타율에 도전하다가 3할9푼3리로 시즌을 마쳤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 차례였다. MLB.com은 “이정후는 아버지의 별명을 따라 바람의 손자로 불린다. 다만 스피드는 아버지 이종범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정후의 통산 도루는 69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공을 맞히는 재능은 아버지로부터 제대로 물려받았다”라고 평가했다.
이정후의 나이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바라봤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주목한 숫자는 이정후의 나이(25세)일 것이다. 코디 벨린저(28), J.D. 마르티네스(36), 맷 채프먼(31), 호르헤 솔러(32) 등 특급 FA 선수들은 모두 이정후보다 나이가 많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미국 야구에 적응하면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과거 수많은 아시아 슈퍼스타들이 그랬듯 이정후 또한 적응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낯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MLB.com은 “가장 큰 물음표는 이정후가 빅리그 구속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KBO리그 대다수 투수들은 시속 95마일(152km) 미만의 공을 던진다”라며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앞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성공을 보고 이정후의 적응 문제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이정후가 빠른 공에 대처할 수 있도록 스윙을 바꾸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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