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와 수비력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13일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한화 약 149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했다. 아시아 출신 타자로는 역대 최고 대우이다.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한 한국 최고의 타자 대우를 확실히 받았다.
일본언론들도 이정후의 계약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관심을 보였다. '스포츠호치'는 '한국의 이치로가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17년 데뷔해 두 번의 타격왕과 7년 연속 3할 타율을 넘긴 한국의 이치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19 프리미어 12, 2021 도쿄올림픽, 2023 WBC 대회에서 한국대표로 출장했다"고 전했다.
'스포츠호치'의 뉴스는 일본 최대 뉴스포털사이트 '야후재팬' 야구부문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에 오르기도 했다. 이정후의 장단점과 성공 가능성을 포함해 400개가 넘는 댓글도 달리는 관심을 받았다. 이정후는 일본 팬들에게도 나고야 태생으로 이종범의 아들이자 한국야구의 간판타자로 잘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작년 시즌을 마치고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요시다 마사타카(30)의 5년 9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금액이었다. 두 선수는 비슷한 스타일이다. 화끈한 장타보다는 정교한 타격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른바 치기 어려운 볼도 잘 공략하는 배드볼 히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더군다나 KBO리그가 NPB리그의 수준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한국선수들이 한 수 아래로 보고 있다. 역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한국타자들의 대우조건에서도 이런 차이를 적용받았다. 미국매체들도 이정후의 계약규모를 6000만 달러 정도로 추산했다. 그런데도 이정후는 요시다를 뛰어넘는 높은 대우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이적소식을 전하는 'MLBTR'는 이정후가 요시다 보다 후한 대우를 받은 이유를 설명했다. 매체는 '타격스타일이 파워히터는 아니다. 정교한 타격을 하는 요시다와 비슷하다. 그런데도 이정후가 우위에 오른 것은 나이이다. 25살짜리 주전과 계약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관심을 갖는 것도 젊은 나이 때문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옵트아웃도 주목했다. 이번 계약에는 4년을 뛰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있다. 다시말해 4년동안 메이저리그 실적을 올린다면 29살 나이에 FA 계약으로 또 한 번의 잭팟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매체는 "이정후의 옵트아웃은 메이저리거로서의 능력을 입증한 이후 30번째 생일을 앞두고 FA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수비도 요시다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도 들었다. '요시다는 계약전부터 포지션이 좌익수에 한정되었고 이번 시즌 수비에서 저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수 년동안 지명타자 출전이 더 많아질 수 있다. 반면 이정후는 중견수로 뛰었고 코너외야까지 외야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