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오타니 쇼헤이(29)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38)도 ‘당연하게’ LA 다저스에서 일하게 됐다. 다저스는 현지 시각 14일 오후 3시(한국시간 15일 오전 8시) 오타니의 입단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단짝 미즈하라 통역도 참석해 전 과정의 소통을 돕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본의 더 다이제스트는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미즈하라 통역도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다저스와 10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유추가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경우 스페인어 직원은 3만 7000~3만 9000 달러(약 4700만~5000만 원)인 데 비해 일본어의 경우는 7만 5000 달러(약 9600만 원)에서 8만 5000 달러(약 1억 800만 원) 정도다. 약 2배 수준이다.
특히 다저스나 양키스 같은 구단은 이보다 높다. 8만~9만 달러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원정 수당이나 교통비, 각종 인센티브 등이 추가된다. 합하면 최대 20만 달러(2억 6000만 원)에 육박한다.
물론 동반한 선수 계약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오타니 같은 특A급의 경우는 더 그렇다. 선수 쪽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주변 사람 잘 챙기는 그의 특성상 통역의 처우에 대해 각별한 신경을 써줬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단 여기까지, 그러니까 연봉과 수당 등은 구단이 지출하는 부분이다. 미즈하라 통역의 경우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배보다 큰 배꼽이 있다. 즉, 오타니의 로드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생기는 수입이다.
더 다이제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 통역도 오타니가 속한 에이전시인 CAA 소속으로 계약됐다. 여기서 오타니의 경기 외적인 모든 활동을 수행하고 매니지먼트 한다. 매체는 “(연봉 외) 오타니 수입의 1~2% 정도가 할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즉, 다저스에서 받는 연봉 외에, 에이전시가 지급하는 별도의 인센티브가 있다는 말이다.
포브스의 집계에 따르면 오타니의 올해 광고 수입은 약 6000만 달러(약 791억 원)이다. 1%만 따져도 60만 달러(약 7억 9000만 원)다. 다저스에서 받는 돈과 합하면 연 수입은 어림잡아 8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0억 원에 달한다.
미즈하라는 일본 홋카이도 태생이다. 6살 때 아버지를 따라 LA로 건너갔다. UC 리버사이드를 졸업하고 잡은 첫 직장이 뉴욕 양키스였다. 일본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의 통역으로 입사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오카지마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불합격한 것이다. 결국 원소속 팀(니폰햄)으로 돌아가게 됐는데, 이때 미즈하라를 안고 갔다.
여기서도 직책은 외국인 선수 통역 담당이었다. 그 때 라커룸 옆자리가 바로 오타니였다. 아직 고등학생 티도 벗지 못한 까까머리 신인 시절이다. 용병 투수들에게 이것저것 배우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즈하라와 가까워졌다. 이후 미국 진출 때부터 동행해, 벌써 6년째 함께 하고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는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해결된다. 비자, 운전면허, 핸드폰 개통, 렌트 계약 등등. 운전수, 캐치볼 상대, 말벗, 밥 친구는 물론이다. 일정 관리, 미디어 담당까지 모두 그의 몫이다. 일본 기자들은 그를 ‘10도류’라고 부른다.
혼자만이 아니다. 가족 전체가 서포터 역할을 자처한다. 미즈하라의 아내가 이것저것 챙겨주는 것은 물론이다. (오타니는 둘의 결혼 선물로 최고급 신혼여행 패키지 상품권을 선물했다.)
LA 인근 코스타메사에서 일식당을 하는 아버지(에이마사ㆍ63)는 아예 영양 담당을 자처한다. 오타니의 단골집이기도 하면서, 각종 먹거리의 공급처이기도 하다. (아버지 미즈하라는 LA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며 야구 선수로 활약했다. 7이닝 17탈삼진을 잡아낸 기록도 갖고 있다.)
미즈하라는 에인절스 시절에도 인기가 많았다. 개막전 선수단 소개 때면 수만 명 관중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는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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