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었지만 과도한 지연지급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29)가 연봉 전액을 10년 뒤에 받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자 716경기 타율 2할7푼4리(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OPS .922,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한 슈퍼스타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수상했고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 만장일치 수상, 2022년 MVP 투표 2위, 2023년 두 번째 만장일치 MVP를 차지하며 빛나는 3년을 보냈다.
올해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33억원)에 달하는 역사적인 계약을 맺었다.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의 12년 4억2650만 달러(약 5626억원)을 넘어서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계약인 것은 물론 리오넬 메시의 5년 6억7400만 달러(약 8890억원)을 넘어서는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대 계약이다.
그런데 오타니가 계약한 7억 달러 중 6억8000만 달러(약 8969억원)가 10년 뒤부터 지급되는 지연지급 방식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오타니는 10년간 연봉을 2000만 달러(약 260억원) 밖에 받지 않는다.
미국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지난 12일 “오타니의 에이전트는 오타니가 왜 다저스와의 역사적인 계약에서 많은 금액을 지연지급으로 받기를 원했는지를 밝혔다”라며 오타니가 그런 선택을 한 이유를 전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네즈 발레로는 오타니가 “내가 갈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내 모든 연봉을 지연지급으로 받으면 어떨까요?”라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발레로는 메이저리그 노사단체협약(CBA) 조항을 살펴봤고 선수가 연봉을 얼마나 지연지급을 받을 수 있는지 제한하는 조항은 없었다. 유일한 조항은 선수가 최저연봉을 받아야 한다는 것 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메이저리그의 최저연봉은 74만 달러(약 10억원)다. 오타니는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10년 동안 다저스에서 매년 200만 달러를 받는다. 그리고 계약 규모의 97%인 6억8000만 달러를 10년 계약이 끝난 이후에 이자 없이 10년 동안 지급받을 계획이다.
오타니가 이러한 계약을 한 이유는 다저스의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사치세 기준으로 잡히는 연봉을 줄이기 위해서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노사단체협약에 따라 계산되는 사치세 기준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오타니의 10년 7억 달러 계약은 사치세 기준에서는 연간 4606만 달러(약 608억원)로 계산될 것이다. 지연지급이 없었다면 7000만 달러(약 923억원)로 계산된다”라고 분석했다.
오타니는 연봉을 지연지급으로 받는 대신 절약한 돈을 팀에 투자하기를 요구했다. 이 매체는 “다저스와 오타니의 협상과정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오타니가 계약서에 다저스에 지연지급으로 얻는 이득을 팀 전력보강에 사용하겠다는 구체적인 조항을 원했다고 밝혔다. 발레로는 그러한 구체적인 조항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